[전문가 기고] 은행 밸류업, 끝나지 않았다
[전문가 기고] 은행 밸류업, 끝나지 않았다
  •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seoulfn@seoulfn.com
  • 승인 2024.09.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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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최근 은행 주가가 다소 정체되면서 그 요인으로 두 가지가 회자되고 있다. 

하나는 궁극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년까지 수차례 인하되면서 대출과 관련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은행 주가가 이미 코스피 대비 크게 아웃퍼폼한 상황에서 기업 밸류업(value up)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멘텀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것 같다는 논리다.

해당 우려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인 것은 첫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NIM이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을 가지는 가운데 비이자이익과 자산 건전성이 개선돼 전체 은행 업종 실적이 내년에도 견조하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밸류업은 단기 호재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은행 밸류에이션을 재평가(rerating)할 요인이라는 점이다.

이 중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는데 필수인 국내 은행 업종의 밸류업 이슈에 대해 화제를 집중하고자 한다.

올해 2월 정부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수많은 제도 개선과 개별 은행의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3월에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에 밸류업 관련 내용이 명시됐으며, 5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확정·공표됐다. 이를 통해 7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해 큰 화제가 됐다. 7월 말에는 밸류업 기업과 관련된 법인세 세액공제와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 세제지원안도 발표됐다. 

이에 최근 빠르게 주주환원액을 늘린 일부 은행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세제지원안의 관련 법이 통과될 경우, 향후에 배당소득세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9월 발표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기업들도 상당수 편입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관련 ETF들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추가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해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도 연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사례를 봤을 때, 타행들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에도 2027년 또는 중기적 시계에서 10% 내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목표로 제시될 것이며, 해당 ROE를 달성하기 위한 각종 사업전략과 자본활용 계획 등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명시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 업종은 큰 이익을 내더라도 주주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가치 함정(value trap)'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해당 가치 함정에서의 탈피는 일회성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를 떠나, 수년에 걸친 체계적이고 일관된 이사회 중심의 경영 의사결정을 수반하기에 중장기적으로 은행 업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밸류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 중에 하나는 결국 적정 주주환원율이 얼마고, 이에 실제로 언제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은행의 적정 주주환원율은 이론적으로 '1-자산증가율/ROE'으로 구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ROE는 8~10%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자산증가율이 6%를 상회하며 주주환원율이 체력적으로 30%를 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다만 최근에는 비은행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이 상당부분 완료돼 M&A(인수합병)에 대한 니즈가 줄어든 상황이다. 또 기업대출과 가계대출도 향후 경제 성장률에 일정수준 부합하는 성장세로 안정화가 된다면, 결국 자산증가율이 과거 대비 하락할 것이다. 이에 주주환원율은 40~50% 수준으로 확대될 여지가 생긴다.

수익성 지표인 ROE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상태인 현재와 같은 가격 구간에서는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적절히 조합해야 효과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다행히 작년 초부터 은행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실시했고, 그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당 스마트한 자본정책은 결국 향후에도 은행 업종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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