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경쟁력"···정의선 회장, 심장 뛰는 브랜드 만들기 '몰두'
"모터스포츠=경쟁력"···정의선 회장, 심장 뛰는 브랜드 만들기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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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N페스티벌 깜짝 방문, 선수들 독려하며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 노력
고성능 브랜드 N 설립 주도···'기술력·내구성' 확보 위해 10년 연속 WRC 行
넥스트 스텝은 제네시스 WEC·IMSA 출전···'마그마'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페스티벌' 4라운드 대회 현장에 방문해 선수 및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2024.9.29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경기 용인 서킷에서 현대 N 페스티벌 4라운드에 방문해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모터스포츠 역량 강화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활약, 세계적 브랜드로 거듭난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이 대표적인 예다. N은 뛰어난 기술력과 내구성을 토대로 다수의 우승을 차지하며 그 진가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N을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적용할 예정인데, 모터스포츠를 향한 정 회장의 열정이 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8일 경기 용인 서킷에서 열린 원메이크 레이스 '현대 N 페스티벌'에 깜짝 방문해 선수들을 독려하며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예정에 없던 그의 깜짝 방문에 현장은 떠들썩했고, 덩달아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은 과거서부터 모터스포츠에 진심 어린 애정을 보여 왔다"며 "현대 N 페스티벌의 경우 그가 자식처럼 생각하는 고성능 브랜드 N의 기술력과 내구성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리이기에 직접 발걸음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성능 브랜드 N은 정 회장이 주도해서 만든 브랜드다. 그는 임원진 회의에서 "고성능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가 크기에 현대차에 꼭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 및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WRC 출전을 택했다. 첫 출전은 지난 2014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인재 영입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BMW 고성능 브랜드 M의 개발 총괄인 알버트 비어만을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M 북남미 총괄 임원인 토마스 쉬미에라를 N 전담 부서와 모터스포츠 전담 부사장으로 앉힌 것이다.

결과적으로 N은 폭스바겐, 시트로엥 등 쟁쟁한 경쟁사와의 치열한 접전을 거듭한 끝에 지난 2019년 한국 제조사로서는 처음으로 WRC 제조사 챔피언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N은 기세를 몰아 이듬해에도 제조사 챔피언에 올랐다. 진행 중인 올 시즌 역시 제조사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달 초 열린 그리스 랠리에서는 N 드라이버 3명이 1, 2, 3위를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포디엄을 차지하는 등 강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2019년부터 현대 N 페스티벌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차량으로 경주를 펼치는 현대 N 페스티벌은 클래스별로 eN1(아이오닉5N을 기반으로 한 국내 첫 전기차 경주), N1(아반떼N으로 펼쳐지는 프로 경주), N2(아반떼N으로 즐길 수 있는 아마추어 경주)로 구분된다.

WRC 2024 시즌 그리스 랠리 현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의 WEC 출전을 알린 포스터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출전을 통해 얻은 노하우로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양산차에 적용하고, 다시 이를 검증하기를 반복한다"면서 "모터스포츠에서의 선전은 고객이 타는 차량의 기술력과 내구성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내연차, 전기차를 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한 내연차 아반떼N과 전기차 아이오닉5N을 시판 중이고, 새 차종을 지속 추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넥스트 스텝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고성능화다. 제네시스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을 통해 2026년경 FIA의 월드인듀어런스챔피언십(WEC)와 국제모터스포츠협회(IMSA) 최상위 클래스에 르망데이토나하이브리드(LMDh)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성명에서 "럭셔리 퍼포먼스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검토했고 WEC, IMSA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대회라는 결과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산차 기술 향상에도 기여할 귀중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제네시스는 올 초부터 고성능 프로그램 '마그마'를 홍보하고 있다. 마그마 프로그램은 이전에 접할 수 없던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차량의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정 회장은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지난 2월 모터스포츠에서 20년 이상 활약하며 1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경주 분야 입지전적 인물 재키 익스를 홍보대사로 임명했고, 지난 5월에는 포르쉐에서 차량 개발을 주도한 만프레드 하러를 제네시스 성능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페스티벌에 참가, 마그마 첫 콘셉트카 GV60 마그마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모터스포츠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이 명확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더 재미있는 차량을 만들어 고객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마그마의 경우 충분한 출력과 정교한 차량 역학 제어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주행 감각을 중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첫 양산차는 내년 말 국내에 우선 출시하고, 이후 유럽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2024 굿우드&nbsp;페스티벌&nbsp;오브&nbsp;스피드 제네시스 부스에&nbsp;전시된 GV60&nbsp;마그마&nbsp;콘셉트 (사진=제네시스)<br>
GV60 마그마 콘셉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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