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미래형 몰타입 '스타필드 마켓 죽전' 선봬···"그로서리 중심 스몰포맷 검토"
롯데백화점, '미래형 쇼핑몰 사업' 성장동력 지목···국내외 쇼핑몰 사업 7조 투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사업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시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돌파구로 내세운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색다른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한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1호점 수원점에 이어 2030년까지 송도·수성·상암·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운다. 군산·수완·동부산·김해 등 기존 7개점은 증축·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해외에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신규 출점·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타임빌라스는 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상업, 업무지구 중심부에 조성해 접근성을 확보한다. 송도 국제 업무지구, 대구 수성 알파시티,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또 롯데그룹의 자산과 연계해 쇼핑·엔터테인먼트·숙박·주거·업무·컬처·아트 콘텐츠를 결합해 멀티 콤플렉스(Multi Complex)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인 매출 6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쇼핑몰은 국내 리테일(유통) 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백화점은 정체된 시장이 계속되는 반면 쇼핑몰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패션과 식음료(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여행·업무)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미래의 쇼핑몰 타임빌라스가 돼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 역시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래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시작으로 고양·안성·수원·코엑스몰 등 스타필드 5곳을 운영하고 있다. 명지·부천·위례 등 도심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 3곳 등 총 8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스타필드 보다 규모가 작은 도심형 쇼핑몰 스타필드 시티는 위례·부천·부산 명지 등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까지 진출한 상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하남·고양·안성·수원에 이어 올해 3월 광주에도 현지 법인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가양과 경기 파주 운정에 지역 밀착형 상업 시설인 스타필드 빌리지를 계획 중이다. 나아가 스타필드 청라를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와 스타베이 시티(화성국제테마파크)는 각각 2030년, 2029년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는 복합문화관람시설과 초대형 복합쇼핑몰·호텔 등이 결합된 멀티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는 단순 복합쇼핑몰이 아니라 2박 3일 스테이케이션을 지향하는 '미래형 복합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개발된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개발 중인 스타베이 시티는 여의도의 1.4배 규모(127만평)로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스타필드·골프장·호텔·리조트·공동주택 등을 집약한 복합단지로 선보일 예정이다.
나아가 이마트는 지난 8월 공간 혁신을 통한 새로운 몰타입의 '스타필드 마켓 죽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2023년에 연수점과 킨텍스점까지 몰 타입 형태로 리뉴얼하면서 미래형 점포의 막을 올렸다. 내년에는 이마트 고덕 강일점과 트레이더스 마곡점 등을 신규 출점하고 이마트가양·성수점도 재출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 점포 출점 계획과 관련해 "그로서리 중심의 스몰포맷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새롭게 진행하는 가격 정책인 가격파격, 가격 역주행 처럼EDLP(Every Day Low Price·상시초저가)를 강화한 매장의 사업성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위치·개점 시점·운영 방식 등 아직 구체화된 부분은 없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가 오프라인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이커머스 계열사들이 쿠팡, 네이버 등 경쟁사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롯데 유통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첫해인 2020년 영업손실 95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SG닷컴과 G마켓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각각 1030억원, 321억원을 기록했다. 적자탈출을 위해 롯데온 뿐만 아니라 이마트 이커머스 계열의 G마켓·SSG닷컴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고물가의 경제 여건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도 경쟁사들에게 밀리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존의 백화점, 대형마트 등 물건만 파는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해 실적개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