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상품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처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연내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인 '토스증권 아메리카(Toss Securities Americas, TSA)'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 7월 정기이사회에서 미국 자회사 설립 관련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립됐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피스 임대나 현지 인력 채용 등 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만, 연내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설립될 경우 내년부터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이달 14일 싱가포르통화청(MAS)으로부터 현지 자산운용사 설립 본인가를 획득했다. 해당 현지법인은 지분 100% 키움증권 소유이며,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운용에 주력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다음달 중 펀드 상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칩타다나증권(PT Ciptadana Sekuritas Asia)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고, 내년 중 칩타다나자산운용(PT Ciptadana Asset Management)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연내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m.Stock 2.0'을 출시해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해당 법인은 지난 8월말 기준 현지 온라인 증권사에서 9위, 전체 15위로 급상승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브로커리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등 리테일 부문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의 달러채 발행, 7월에는 필리핀 부동산 개발 기업의 달러채 발행을 주관했다. 이달 11일 인도네시아 거래소(IDX)에 인니국영은행(BMRI)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1억2000만주와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업체 안탐(ANTM)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1억5000만주 등 11종목을 상장했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사업 강화에 초점을 두고, 투자은행(IB)·트레이딩 사업은 현지 자본시장의 발전 속도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처와 성장 전략을 설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선진국 시장에서의 한국물 중개 사업 위주로 이뤄졌지만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는 지난 10여년간 자본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아시아 신흥국에 현지법인을 앞다퉈 설립했고, 선진국 시장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 발굴 및 중개사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는 신규 시장 진출이나 기존 해외사업의 확대를 결정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 전선이 신흥국과 선진국으로 동시에 확대됨에 따라 해외사업의 운영도 복잡해지고 있으며, 국내 증권사의 해외사업 전략도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