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號 신세계 첫 정기인사···'신상필벌' 기조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신세계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계열을 분리하기로 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한다.
신세계그룹은 30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유경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9년 만이다. 정 회장은 앞으로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 성장동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이마트 부문 역시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턴 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라는 점에도 큰 의미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발탁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