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소폭 성장···캐피탈·저축은행 부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내년 은행업은 가계대출 관리 지속,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직접금융시장 수요 증가 등으로 대출성장이 둔화하겠지만,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민간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30일 발간한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오던 은행업 대출 성장이 내년에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출성장을 견인했던 가계와 대기업 부문은 가계대출 관리 지속, 직접금융시장 수요 증가 등으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기예금은 금리 하락 본격화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투자 대기자금과 단기자금 수요가 늘면서 저원가성 예금으로의 자금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대출성장 둔화에 따라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면서도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개선, 신용위험 완화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으로 은행업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의 경우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 등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카드업은 여전채 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캐피탈·저축은행·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지연에 따른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업은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로 자본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손해보험업은 CSM(보험서비스계약 마진) 확보가 용이한 장기보험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금융업 성장성이 한계에 이르고 가계부채 누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결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인공지능(AI)을 통한 생산성 증대와 금융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영향이 기존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에서 증권사 등으로 확산할 것으로 봤다. 특히 주주환원 방식에 있어서는 기존 자사주 매입과 배당뿐 아니라 수익도 적극 확대할 전망이다.
김상진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의 밸류업 드라이브로 금융회사는 적극적인 수익성 제고 방안을 요구받을 수 있다"며 " 벤처캐피탈(VC)과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 인수·합병(M&A) 등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