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도사' 된 최태원, 시장 주도권 잡기 '총력전'
'AI 전도사' 된 최태원, 시장 주도권 잡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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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TSMC·MS와 AI TF 구성···'인류를 위한 AI' 메시지 내며 협력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조···"2027년 AI 시장 대확장, 성장기회 잡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AI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를 앞세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에서 AI의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AI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으며,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야 하는 많은 난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보틀넥(병목현상)이 있다"고 진단하고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와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공정 설비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서밋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CEO 그리고 컴퓨터 구조 및 설계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데이비드 패터슨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등이 AI 시대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최 회장은 이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모델 개발을 위해 SK그룹 내 AI TF 조직을 꾸려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AI 오피니언 리더 행보는 올해 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최 회장은 AI 반도체 전략에 대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위한 토털 솔루션 접근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미국 새너제이에서 만나 AI 반도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젠슨 황 CEO는 최 회장에게 선물한 책자에 "우리의 파트너십으로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6세대 HBM(HBM4) 개발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 협력을 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6월 대만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나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는 뜻을 남겼다. 

또 6월말에는 미국 출장 길에서도 아마존, 인텔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CEO와 만나 AI 사업 확대를 논의했다. 특히 최 회장은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구체적인 AI 사업확대 방안을, 팻 걸싱어 인텔 CEO와 AI 반도체 제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이 같은 AI 중심 사업 기조는 대외협력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출장 중 화상으로 참석한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출장 성과를 경영진들과 공유하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에 열린 그룹의 지식경영 플랫폼인 '이천포럼'에서도 최 회장은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며, 빅테크들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간에 덜컹거리는 과정이 있겠지만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AI 중심의 경영 전략은 다가올 AI 시장 대확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2024 CEO 세미나'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사업방향으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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