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대출 급격히 팽창, 4천억원 돌파
최근 정부와 은행 보험 등 전금융기관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고강도 정책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증권사 가계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어 다중소액채무자 양산을 막으려는 정책의 무력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증권사들의 경우 개인신용정보 취급이 타금융기관에 비해 허술하고 대출서비스 특성상 주가 변동에 따른 고객들의 리스크가 매우 커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굿모닝신한 LG투자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담보대출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과 4~5개월만에 업계 전체 대출총액이 4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9월 담보대출서비스인 ‘LG스탁론’을 선보인 LG투자증권은 10월31일 현재 대출총액이 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식담보대출인 ‘LG이지론’을 통해 536억원이 대출됐다.
같은 시기 굿모닝증권의 ‘스탁파워론’은 370억원, 대신증권의 ‘스피드론’은 100억원, 동양증권의 ‘마이론’은 64억원 정도를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담보대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증권금융의 경우도 주식을 담보로 개인들에게 2천700억원 정도를 대출해 준 상태다.
이와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불안정으로 수익구조가 위축된 증권사들이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잇따라 대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일부 증권사의 경우 경품까지 줘가면서 대출을 장려하고 있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들이 급증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담보대출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고객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개인신용정보 취급이 허술한 증권사들이 단순히 자사의 고객계좌를 기준으로 담보대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다중소액채무자를 대거 양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담보대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용불량자에 대해서는 대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개인의 대출성향 및 연체율 등을 자세히 검토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증권사들마다 담보비율 및 유가증권 보유기간 등의 방화벽을 설치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주가 변동에 따라 담보비율 및 고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출금 상환을 못해 반대매매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미 일부 증권사에서는 담보주식의 주가하락으로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대출금을 중도상환하거나 반대매매가 실행되는 경우도 속속 생기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서비스의 경우 증권사들은 담보비율, 반대매매 등으로 리스크가 없지만 투자자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미흡하다”며 고객들 스스로 서비스 이용을 신중히 생각하는 외에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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