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P, 국제적 표준 및 통합성 고려해야
STP, 국제적 표준 및 통합성 고려해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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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전 흥미를 끌었던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어웨이’란 영화가 있었다. 무인도에 표류한 주인공이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상황에서 고독과의 긴 싸움 끝에 생환되지만 돌아온 고향은 이미 다른 세상이 돼 있다는 고전적인 소재의 내용이다.

지구촌을 시장으로 하는 국제금융업계에서도 통신과 교류 단절의 결과는 명확하다. 이런 점에서 2001년부터 전세계 증권.투신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결제인프라 ‘STP의 구축’은 국제금융업계에서 무인도로 고립되지않기 위한 각국의 생존 조건이다.

미국을 비롯한 금융 선진국들은 저마다 증권결제부문에서 비용절감과 오류 없는 업무처리를 위해 STP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논의가 한창이다.

올바른 STP를 추진함에 있어 금융당국과 증권.투신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국제적 표준화와 통합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STP란 증권결제업무처리에서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내부 및 외부시스템을 연동해 각 관련기관간에 데이터의 정합성과 동질성을 유지하는 시스템 자동화이다. 매매보고에서부터 결제시점까지를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엮어내는 작업이다. 미국의 증권업협회(SIA)는 전문위원회를 두고 추진하며 각각의 포트폴리오시스템과 주문관리시스템들이 연동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그 계획은 단지 국내 증권거래에 국한되어 있지않다. 단일 통합성을 가진 시스템(Single Platform)으로 해외주식이나 채권, 나아가 다른 금융상품들까지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통합성이 없으면 시스템은 각각의 목적별로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관리비용과 결제실패위험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한국보다 먼저 STP를 추진한 일본의 경우 한 자산운용사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식 STP와 국제STP를 따로따로 운영한 결과 비용이 6배나 증가해 다시 통합형 시스템으로 재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리는 이런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당국과 증권.투신업계는 금융인프라 구축함에 있어 국제적 연계성을 고려해 비용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만 해외 금융업체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외국의 유수 증권.자산운용사는 매매 및 결제업무 통합운영센타(Hub)까지 지역별로 운영하며 비용절감과 효율을 높여왔다. 이런 통합허브를 가능케 한 것은 국내 및 해외투자를 모두 단일 STP로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 점이 국내 금융기관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의 국내투자 증가추세는 지난 1995년에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10.1%에 불과했으나 2003년에는 36.6%로 폭증했다. 외국금융기관은 벌써 국내기관들과 직접 경쟁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그들 경쟁력의 원동력 중 하나인 효율적 STP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더욱이 내년 1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과 함께 이미 합작 및 인수 등의 형태로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운용사는 물론 피델리티 프루덴셜 등 세계적인 금융네트워크와 금융기법을 갖춘 금융기관들이 국내시장에서 본격사업을 펼칠 경우 국내 시장과 세계시장의 경계는 이미 없는 것이다.

게다가 현 정부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하려면 주변지역을 수용할 보다 확대된 개념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미 ‘한국식’만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시절은 아닌 것이다. 지금 시작되고 있는 STP의 구축논의가 부디 국제 통합적이며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돼 우리의 금융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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