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B라인, 친정부 코드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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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생보협회, 한목소리 금산분리완화 촉구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시중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와 생보사를 대표하는 생보협회가  '금산분리 완화 입법'를 촉구하는 성명를 동시에 발표,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날 두 협회의 발표에 금융노조도, 일부 시중은행들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은행연합회가 그간 은행산업과 충돌을 초래할 보험업법 개정과 관련해서 결의문을 채택하거나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았던 점을 비춰볼 때 이번 성명 발표는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정치적 부담까지 감수하면서 은행연합회가 총대를 매고 나선 것은 MB정부와 코드맞추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연합회 이름빌린 개인 성명?
은행연합회는 23일 신동규 회장 개인명의의 '은행주식 보유규제 완화에 대한 은행권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금산분리완화의 조기입법화를 요구했다.

현 4%로 규제되는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보유한도가 너무 엄격해 최근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내 은행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정부 소유 은행의 원활한 민영화 추진에도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행 규제제도를 감안할 때 은행 대주주에 대한 사전·사후 감독이 강화된다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은행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으며 미국, EU 등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것이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은행주식 보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성명서의 마지막 부분에는 '본 자료는 전국은행연합회가 사원 은행의 의견을 수렴해 발표하는 자료'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성명은 기존 은행연합회의 성명서나 보도자료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신동규 회장의 개인명의로 발표된 것.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측은 "은행장회의에서 현안 논의 과정 중 나온 얘기"라며 "은행장들의 의견을 신동규 회장이 대표자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다른 의견을 보였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과 다른 산업들은 기본 성질이 다르다"며 "금산분리완화에 대한 논의는 감독규제강화가 결정된 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뜻을 모았다면 '연합회' 이름으로 성명이 발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연합회의 발표에 대해 금융 노조는 외압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가 현재 국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외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MB라인?

은행연합회의 뜬금없는 성명서가 채택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해관계 측면에서만 살펴보더라도 은행측의 금산분리 완화 조기입법 요구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심은 신동규 회장의 인맥으로 쏠리고 있다. 신동규 회장은 현재 금산분리완화 추진의 핵심인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대학동기이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등학교 및 행정고시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있어 현정부의 경제라인과 친분이 두텁다. 또 신 회장은 전광우 위원장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특보를 하던 2001년도에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장을 지냈고, 강 장관이 제4대 재정경제원 차관을 역임했던 1997~1998년에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과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의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경력 또한 그냥 지나칠수 없어 보인다.

특히 이날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에 대한 생명보험업계 의견'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밝힌 생명보험협회의의 이우철 회장 역시 '소금회(소망교회 금융인 선교회)'의 회원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이런 의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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