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수출기업도 '부담'..원론적 수준에서 바른 지적
[서울파이낸스 박용수 기자]구속된 미네르바 박대성씨의 진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검찰에서 시험삼아 작성케 한 그의 '2009년 경제전망'이 원론적 수준에서 틀린 판단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또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4/4 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이라는 자료에서 미네르바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특히 자영업자 몰락을 지적한 대목은 어느정도 맞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네르바가 예측한대로 자영업자로 추정되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전기대비 -5.3%를 최근 몇년새 최악의 역성장을 했다.
그가 작성한 전망은 대략 다음과 같다. "국내 경제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 한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경기침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중국 내수 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중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예상된다. 해법은 수출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내수를 유지시켜야 한다. 그 방법은 제조업 가동률 유지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과 고용보장이어야 한다"
미네르바가 집은 중요 포인트는 중국의 경제침체에 따른 국내 제조업 위축과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기업의 마진율 악화 등을 꼽았다. 그러나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기업의 마진율 악화이라는 표현은 경제원론의 ABC도 이해하지 못한 아마추어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미네르바다운 창조적인 역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상은 수출기업들이 단가인하 등의 압력을 받아 마진율이 하락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기업에 납품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단가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다.
때문에 수출기업이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늘리는 식으로 '박리다매'를 해야 하는데, 최근같은 세계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물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네르바의 지적은 환율상승이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기업들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에게도 고충이 된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가 이코노미스트는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미네르바의 예측은 틀린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구체성이 없어 수준을 평하기는 어렵지만 큰 틀에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전망한 것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