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유관기관-증권사 ‘主客顚倒’
증권유관기관-증권사 ‘主客顚倒’
  • 임상연
  • 승인 2002.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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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소 증권예탁원 증권업협회 코스닥증권시장 등 증권유관기관들의 내부 유보금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4개 기관의 내부유보금(2001년 12월 기준)은 총 8,043억원에 달해 지난해 증권업계 전체 순익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유보금으로는 증권거래소가 2,7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못하지만 올해도 증권유관기관들의 내부유보금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올해 증권사들은 상반기 1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시침체로 증권사들마다 위탁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고, 상품운용에서도 대규모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온라인거래 증가, 수수료율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로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위축되고 있는상황에서 증권유관기관들은 고정된 수수료 수익으로 아무 걱정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 ‘재주는 증권사가 부리고 돈은 유관기관들이 챙긴다’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다 이 같은 이유에서다.

증권유관기관들은 모두 회원사들이 갹출한 돈으로 세워진 비영리단체다. 특히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가지고 유관기관들이 생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증권사가 큰소리치는 입장에 서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관계 설정은 이미 오래전에 역전됐다. 어느날부터인가 거래소와 협회 등이 준감독권을 가지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언제나 눈치보는 입장으로 변했다. 더욱이 주식시장이 침체될 때면 유관기관들이 언제나 수수료를 면제해주나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제는 누가 누구에게 큰 소리치는 관계 설정이 중요하지 않다. 외국자본의 급속한 유입으로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누가 主고 누가 客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다만 한해 한해가 다르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을 생각해서라도 유관기관들이 알아서 귀를 열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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