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천90억원이 순유출됐다. 전날 1천399억원의 순유출에 이어 이틀 연속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이로써 이달 들어 순유출된 금액은 4천760억원으로 전달의 3천450억원을 넘어섰다.
1천억원대의 대규모 순유출이 나타난 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주가가 급락했던 작년 10월 이후 처음인데다, 이틀 연속 대규모 환매가 나오면서 '펀드런'(대량환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채권형, 해외주식형과 달리 국내주식형에서는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환매만큼 설정이 들어와 유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채권형펀드는 금리 하락과 함께 설정액이 연초 이후 6조533억원 늘어났고, 해외주식형도 브릭스 등 신흥시장의 급등세로 투자심리가 완화되면서 4천980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내주식형은 1조8천410억원이 감소했다.
문제는 최근 급증하는 환매에 비해 신규 설정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급격한 자금 감소세가 관찰된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넘어가면서 원금을 회복한 펀드가 속속 나오자 환매 압력은 커진 반면 추가 상승 여력은 낮아 신규 가입은 주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가 상승에도 변동성이 커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투자자를 제외하고 환매 욕구는 여전히 크다.
김재근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지수가 반등하면서부터 자금은 해외주식형으로 몰리고, 국내주식형은 오히려 줄었다"며 "그동안 지수하락을 틈타 꾸준히 물타기를 했던 투자자의 경우 차익실현을, 큰 폭의 손실에 전전긍긍하던 투자자는 원금회복을 눈앞에 두고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펀드런'을 우려할 때는 아니지만, 환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펀드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원금보전성 물량이 나왔으나, 이제부터는 900대부터 가입한 자금의 차익 실현, 1,300대에 집중 가입한 자금의 환매, 1,600대 이상에서 가입했던 자금의 손절매성 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