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명지대 교수 인터뷰-"씨티銀, 자금조달은 한국...운용은 외국"
윤창현 명지대 교수 인터뷰-"씨티銀, 자금조달은 한국...운용은 외국"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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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가 들어오면 국내 은행, 감독 당국 등 모두가 씨티를 쫓아가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윤창현 명지대 무역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의 금융감독 정책의 시급한 변화를 촉구했다.

윤교수는 “현재 국내자본에 대해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딱 구분하는 등 꼬리표를 붙여 잘 못 움직이게 만들어 놓은 반면 씨티은행 등 외국자본은 내부거래(지점간 거래 및 지·본점간 거래)를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대부분 돈 많은 부유층 고객은 당연히 외국계 대형 금융기관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씨티의 국내 진입에 따른 국내 선진금융상품 개발 전망과 관련해 윤교수는 “1대1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맞춤형 형태로 장외에서 거래하게 될 것이고 그럴 경우 각각의 약정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감독체계 하에선 규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규제가 애매한 부분에서 상품이 나왔을 때 감독당국은 할 말이 없고 결국 꽁무니를 쫓아가는 형국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는 이어 씨티의 거대 자금조달의 국내 유치 가능성에 대해 “씨티의 경우 기업금융이 아닌 소매금융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즉 한국에서 예금 수신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은 외국에서 하게 돼 미국기관의 이익 독식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외국자본의 국내 진출이 트렌드가 됐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들의 금융기법과 상품개발력을 얼마나 잘 따라가느냐가 국내 금융기관이 살아날 유일한 방책이라고 말했다.

윤교수는 “씨티은행은 과거 정부규제를 피해 통화옵션거래를 하면서 화끈한 옵션 프리미엄을 챙긴 바 있고, 변칙 금리스왑계약을 통해 금융감독 당국의 눈길을 자유자재로 피했던 사례가 있다”며 “이제 37년의 탐색기를 끝내고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의 행보에 모두가 눈을 떼지 말고 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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