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스타일 구긴 김정태 국민은행장
<기자 칼럼> 스타일 구긴 김정태 국민은행장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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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CEO로 각광받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스타일을 구겼다.

주주가치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김행장은 23일 국민은행 주총장에서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더니 적자에 무배당이 그 결과냐는 주주들의 항의를 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노조마저 적자경영에 성과급 지급이 말이나 되냐며 중도에라도 퇴진할 의사가 없냐고 한팔 거들고 나서면서 진퇴양난에 몰았다.

다만 노련한 김행장답게 직원대표인 노조위원장도 앞으로 나와 함께 주주들께 사죄드리자며 더이상 노조의 공격을 차단하기는 했지만 국민은행 본점 4층 회의장을 가득메운 주주들과 기자들 앞에서 모양새가 망가지는 것은 불가피했다.

더불어 김행장이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 100%의 성과급을 포함 16억80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계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일단 김행장의 연봉이 실질적으로 17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지난 국민노조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드러나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때문인지 김행장의 급여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라는 것이 아직까지는 일반의 중론이다.

특히 적자를 내고도 성과급을 지급받은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것이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각들의 목소리다.

반면 소수이기는 하지만 총자산 230조원의 은행의 행장 연봉이 그정도는 돼야 격에 맞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외국계 금융기관의 CEO들은 김행장 연봉의 10배가 넘는 연봉을 지급받고 있는 만큼 국내 최대은행의 은행장 급여로써는 부족한 감마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샌포드 웨일회장이 4470만달러, 씨티그룹 찰스 프린스CEO는 2920만달러, 로버트 월럼스태드 사장은 2850만달러의 연봉을 지급받았으며 이사회 맴버 루빈 전 재무장관도 1700만달러을 연봉을 챙겼다.

또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회장은 2002년보다 두배 늘은 2814만달러,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CEO는 2700만달러, 골드만삭스 헨리 폴슨CEO도 2140만달러를 연봉으로 지급받은데 비하면 김행장의 보수수준이라는 것은 새발의 피나 다름없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의 규모는 미국시장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고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비슷한 규모의 미국 국내은행의 1/3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군다나 해외금융사들의 이사회는 CEO의 성과보상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철저한과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일례로 지난해 창립이후 최대규모인 62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린 웰파고의 딕 코바세비치 회장은 전년보다 13% 삭감된 1천730만달러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틱 코바세비치 회장이 사상최대의 수익을 기록했음에도 웰파고 이사회는 경영여건에 비해 수익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연봉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진 보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된다면야 성과급이 아니라 더한 보상이라도 이뤄져야 하겠지만 아직은 때가 이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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