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미銀사태...정부가 중재 나서야
<기자수첩>한미銀사태...정부가 중재 나서야
  • 김동희
  • 승인 2004.07.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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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간 타협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공권력 투입가능성만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한미은행 본점 앞에 300여명의 경찰병력 등장하고 은행측의 노조관계자에 대한 고소로 까지 사태가 악화되자 공권력투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0일까지 한미은행 본점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의 분위기는 파업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지칠대로 지쳐 있었고, 파업의 여파가 생각보다 크지않자 노조측에서 당황하는 듯한 기색마저 역력했다.
이런 분위기때문에 의외로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30일 오후 한미은행측에서 노조관계자 11명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상황은 최악의 대결양상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더우기 1일 아침 한미은행 본점에 경찰병력이 투입되자 전운마저 감도는 살벌한 분위기로 급전됐다.

노조의 파업은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한미은행 파업의 쟁점은 금융주권 수호라는 또 다른 명분을 내걸고 있다.
이 점이 이번 한미은행 파업의 타협점을 찾기 어렵게하는 핵심이다.
노조측이 협상 내내 국부유출을 막기위해 상장폐지철회를 요구하고, 한미은행 독립경영을 주장한 반면 하영구 행장과 시티측이 경영권침해라는 논리로 맞섬으로써 전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벌써 8일째를 맞고 있는 한미은행의 파업으로 노조 조합원들은 지칠대로 지쳤으며, 거점점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도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특히 고객들은 거점점포를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은 물론 은행 업무조차 제대로 볼 수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금융권 전체로의 연대파업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미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초래했을뿐아니라 상황이 이 처럼 악화될 경우 그 부담은 눈덩이 처럼 커 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파업7일째인데도 사태해결의 조짐은 여전히 안보인다.
이제 정부도 사측도 노조도 협상의 태도와 방법을 달리해 좀더 발전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공권력투입이 기정사실화 돼있는 듯 하다.일각에서는 주말을 최대 고비로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돌고 있다.
협상의 전권을 쥐고 있다는 하영구 행장은 협상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보다는 경영권 침해부분에 대한 협상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빠른 사태해결을 원한다는 다소 모순된, 결코 해답을 찾기어려운 문제지만 반복해서 낭송하고 있다.

노조에 대한 버티기 대응과 정부에 대한 압력으로 일관하는 강력한 법적 대응 만으론 노사정 모두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노사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이상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는데도 남의집 불구경하듯 뒷짐지고 서있는 듯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분명한건 공권력투입으로 사태를 무마할 경우 앞서지적했듯이 모든 이해당사자가 잃게 되는 부담이 너무 크고 많다는 사실이다.

아직 협상의 기회는 열려 있다. 그래서 모두가 윈윈하는, 그야말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한다.

공권력 투입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다 대화와 타협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길 바라며, 불행한 사태가 생기질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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