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와 보험 산업의 경영환경-보험연구소 동향분석팀 이태열팀장
금리 인하와 보험 산업의 경영환경-보험연구소 동향분석팀 이태열팀장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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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책 당국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을 발표하였고, 물가 안정을 최우선해야하는 한국은행도 지난 8월 콜금리 운용목표를 전격 인하했다.

특히 금리 인하 조치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취해진 것이어서 정책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가 매우 강력함을 시사했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별다른 부양 효과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내수와 관련된 실물지표뿐 아니라 소비자 및 기업의 실사지수들도 별다른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욱 크게 하락하면서 3년만기 국고채와 콜금리의 차이는 금리 인하 직전 약 0.3%p에서 0.1%p 수준으로 오히려 좁혀졌다.

과거 금리 정책의 경험을 보더라도 당연히 추가 인하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9월 들어 물가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한국은행은 콜금리 운용목표를 일단 3.5%에서 동결했다.

경기와 금리를 둘러 싼 일련의 상황 변화에 대해 보험산업이 갖는 관심은 어느 산업보다도 클 수밖에 없다. 저금리와 불황은 보험산업에 있어 최악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저금리는 자산운용 수익률의 감소를, 불황은 보험 수요의 위축을 의미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어려운 시장 여건 때문에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그대로 놔두자니 약속한 보험금을 보장할 수 없게 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정부가 경기 부양에 성공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 경우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단기 금리와는 달리 경기 흐름에 좌우되는 장기 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만큼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의 효과는 경기 부양의 성패에 따라 양극단으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보험사들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부정적인 경우에 대한 대비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은 곳곳에서 쉽게 발견되어 지고 있다.

내수 불황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신용 불량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또한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불황이 시작된지 1년 반이 넘었음에도 순환적인 회복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할 수 있다.

자산운용 수익률의 제고를 위해 적절한 리스크의 범위에서 해외투자를 확대하거나 외주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험료는 초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신속히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당할 수 없는 수익률을 약속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보험 수요 부진이 문제라면 차라리 고소득층과 시중 잉여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 위축을 역으로 해석하면 곧 저축의 확대를 의미한다. 특정하게 갈 곳이 정해지지 않은 시중 잉여 자금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2003년 하반기 이후 1년 동안 대표적인 단기상품인 MMF에 몰린 순유입액만도 15조원을 상회한다.

어짜피 장기불황에 수익률이 낮은 것은 모든 투자 상품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문제는 상대적인 경쟁력이다. 저축의 기능인 미래의 위험과 소득을 보장함에 있어서 보험이 부동산, 예금, 주식 등에 비해 우월한 상품임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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