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도전 받는 국민은행의 위상
<기자의 눈> 도전 받는 국민은행의 위상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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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리딩뱅크라는 명칭을 앞에 붙이기에는 국민은행이 가장 어울린다. 근래 실적악화와 회계부정논란에 이은 행장의 불명예 퇴진이라는 악재연발로 많이 퇴색하기는 했지만 전국민의 절반을 고객기반으로 24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아직까지 업계 선두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창에서 기사검색을 해보면 국민은행 기사에는 ‘악화’, ‘우려’ ‘추락’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 반면 우리, 하나, 신한은행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면 ‘신규진출’, ‘급성장’ 등 희망적인 단어들이 주로 지면을 메우고 있다.

또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인수를 디딤돌로, 우리금융이 LG증권 인수를 기점으로, 하나은행이 대투 인수를 추진하며 호시탐탐 업계 선두자리를 노리면서 ‘진정한 리딩뱅크’를 가리자는 우리,신한, 하나은행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가고 있다.

주가 또한 아직은 국민은행과 타 은행간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추격해오는 우량은행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방심할 수준은 결코 아니다.

업계 1위였던 국민은행과 2위의 주택은행이 합병,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할 당시만 해도 국민은행의 위치는 확고해 보였다. 朝商第韓서(5大시중은행)로 대표되던 선두 은행들의 자부심은 IMF 한파에 대부분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을 거치며 색이 바랬고, 결코 선두에 설것같아 보이지 않았던 신한, 하나등 후발은행들이 일순간 후발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버렸다.
가히 상전벽해라할만한 변화였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가.
결코 따라잡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격차는 국민은행이 주춤하는 사이 우리금융이 황영기 회장이라는 걸출한 경영인을 영입하며 추격에 나서고 직업이 ‘CEO’인 하나은행의 김승유행장과 ‘정신적 지주’ 라응찬 회장을 필두로한 신한지주의 경영진이 인수합병을 통해 가속도를 붙여가면서 바짝 뒤까지 쫓아온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에 금감원의 ‘김행장 연임불가’ 선언으로 공석이 될 행장직에 과연 누구를 앉히느냐라는 미래를 좌우할만한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어디 출신이다’, ‘뒤에서 누가 밀고 있다’는 등의 어찌보면 개인의 능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유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 김행장 퇴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일부에서는 ‘줄서기’, ‘세모으기’ 등의 구태의연한 행태가 감지되고 있다.

또 ‘어디 출신 행장이 되면 퇴출될 인사들’이라는 식의 황당한 살생부마저 떠돌고 있다. 어이없는 일이다.

국민은행의 성패는 단순히 국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금융시장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지대한 변수다.

이제 공을 넘겨받은 행추위의 현명한 선택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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