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삼성전자 주가가 19일 거래소에서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다.
그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 제시하며 지원사격을 보냈지만 최근 한 달간 90만원 초중반대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100만원은 지난 2004년 4월 크레디리요네(CSLA) 증권사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2005년만 해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70만원대에서 형성됐고 당시 주가지수가 100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증시를 이끄는 대형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2009년 8월 17일 국내 증권사로는 키움증권이 최초로 목표주를 71만1000원(당시 주가)에서 1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 삼성전자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주요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100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삼성전자 100만원 시대를 전망했다. 대우, 메리츠, KTB, 한국, 미레에셋 등 주요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소 100만원에서 최고 125만원까지 설정했다.
▲"100만원 의미보단 성장가능성에 무게 둬야"
삼성전자 100만원 시대 개막을 놓고 시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한국증시가 체질적으로 개선돼 어느 한 종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또, 100만원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5년도 대비 현재의 주가지수는 2배 이상 상승했고 주가지수 대비 삼성전자의 주가 100만원은 과하지 않고 단지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현 주가지수를 과거와 비교해 본다면 삼성전자 100만원 돌파는 실적에 따른 주가상승으로 볼 수 있다"면서 "물론 한국증시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상징성은 있지만 이제는 어느 한 종목에 기대어 증시가 움직이는 것보다는 증시를 이끄는 축이 다양해 졌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삼성전자 100만원 돌파는 시장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단지 자리수가 하나 바뀌었을 뿐 삼성전자 자체의 가치가 다시 평가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성장 가능성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성인 키움증권 기업분석팀 IT총괄 상무는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 애플의 사례(아이팟터치 등 신제품 출시에 다른 주가 상승)를 보는 것과 같다"면서 "100만원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지속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만원 징크스 깨져, 증시활황 부담감 상쇄"
반면, 삼성전자의 100만원 돌파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 시각도 있었다. 100만원 징크스가 깨졌다는 것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삼성전자의 100만원 징크스가 깨졌다"면서 "심리적으로 볼 때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다만 100만원은 그간 인위적인 줄긋기에서 출발한 목표주가일 뿐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추가 벨류에이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가지수가 연초 하루가 멀다하고 최고점을 돌파했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는 것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00만원 돌파의 의미는 우리 증시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증시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위 기업과는 현저하게 격차가 벌어진다"면서 "국내 IT대표기업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최근 지수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상쇄시키는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선 삼성그룹이 올 초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것 그리고 제3세 경영 본격화 등에 따른 요인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