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물량 감소와 맞물려 '부도율' 169%로 급증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건설시장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사물량 감소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전문건설업체를 옥죄며 부도사태가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전문건설업체에게는 먼나라 얘기다.
대한전문건설협회(코스카)는 24일 지난해 12월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부도율과 폐업률이 각각 169%, 166%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부도업체 수는 2009년 4분기 33개사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6개사로 늘었고 폐업업체 수도 626개사에서 1044개사로 증가했다.
이처럼 부도율이 급증한 것은 공사물량 감소에 따른 수주 부진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공사대금 지연과 저가하도급 등 고질적인 하도급 부조리가 물량 감소와 맞물리며 부도사태를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 전언이다.
가뜩이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데 하도급 부조리가 관행처럼 지속되며 부도사태를 확산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스카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대금 수령엔 평균 28일이 걸렸고 수령형태는 현금, 현금성결재, 어음 및 대물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약 70%는 하도급계약 체결시 공정거래위원회 권장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고 있었고 46%는 법정기간 보다 실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길다고 답했다.
하도급계약시 불공정 특약조항을 설정한 경우는 8%로 조사됐고 약 33% 응답자가 원도급자로부터 부당감액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자금사정, 기술인력 수급 현황, 부당특약 설정·부당감액·산재시 공상처리 강요 등 불공정 거래행위 또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토공사업업체 관계자는 "최근 전문건설업체의 부도율이 급증한 것은 기본적으로 공사물량 감소에 따른 유동성 악화에 있다"라며 "하지만 하도급후려치기, 공사대금지급 지연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여전한 것도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