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개편 '후폭풍'…소비자 피해 '일파만파'
카드 수수료 개편 '후폭풍'…소비자 피해 '일파만파'

통신·인터넷 이어 건보료·아파트 관리비 납부 중단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카드 수수료 갈등이 도를 넘고 있다. 통신요금과 인터넷요금에 이어 건강보험료의 카드 자동이체 납부가 일부 중단됐다. 특히 오는 10월부터는 아파트 관리비 신용카드 납부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대카드사에 결별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 기존 고객은 건강보험료를 카드로 자동이체 납부를 계속 할 수 있지만 신규 회원은 건강보험료 카드 결제가 안 된다. 다행히 건보료의 카드 결제 비율은 전체의 1% 정도로 카드 자동이체 중단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파트관리비 신용카드 결제를 대리하는 전자결제대행 업체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도 수수료 인상에 반발, 10월부터 카드사들과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고 관리비 결제 사업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회사는 아파트 관리비 신용카드 자동이체 결제를 독점하고 있는 결제대행 업체로 처리규모는 연간 200만가구, 3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회사는 카드 수수료는 없었다. 카드사들이 카드 사용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수수료를 안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로 1.5% 이상을 내게 되자 이 회사는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사업 중단 입장을 표시했다.

앞서 이동통신사들은 신규 고객들에 대해 카드를 이용한 통신·인터넷 요금 자동납부 대행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근 카드사의 통신요금 자동납부 접수대행 제휴를 중단에 이어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요금 자동납부 대행 서비스도 중단했다.

문제는 이 같은 카드사와 대형가맹점들의 싸움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라는 것이다.

양측은 서로 협상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협상의 물꼬조차 터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부 역시 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 실태 점검에 나서고는 있지만 자율교섭 원칙만 강조한 채 팔짱만 끼고 방관하고 있다.

더욱이 카드사들이 대형마트 등에 대한 무이자할부를 오는 17일까지만 진행할 것으로 정함에 따라 향후 소비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들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할 뿐 소비자들의 권익은 관심조차 없다"며 "협상이 늦어질 수록 소비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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