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시기, 공격적 대응 지양···추가 조정시 대표 기업으로 대응"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3월 말 공매도 재개와 4월 2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실행됨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밴드로 2500~2650pt를 제시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3월24일~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643.13) 대비 85.15p(3.22%) 내린 2557.98에 마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수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렸다. 특히 28일은 장중 2% 넘게 하락하면서 시장에 공포감이 번지기도 했다.
최근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지난 주 코스피 시장에서 2714억원어치를 팔았다. 24일부터 27일까지만해도 순매수세 였으나 28일 하루만에 6425억원어치를 팔아 반납을 넘어 가지고 있던것도 털어냈다. 특히 선물은 7279억원어치나 매도했다.
지난주는 특이하게도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개인과 기관도 각각 1632억원어치, 1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들의 물량은 기타법인이 4466억원어치 모두 사들였다. 기업 밸류업에 따라 기업들이 2024회계연도 실적 결산과 주주총회를 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지난주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미국의 관세 부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모든 국가를 대상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약 210억달러(31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만인 26일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에 투심이 위축되면서 일제히 하락한 점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여기에 그동안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방산, 조선 테마의 차익실현이 이뤄지면서 하락한 점이 증시 하락세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와 국내 공매도 재개 등 주요 이슈들이 한꺼번에 실현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 이후 증시 흐름에 대해 "증시는 트럼프의 '새로운 시도'들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정책들인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이에 조정 장세가 연출된 것"이라며 "4월 2일 관세 발표 이후에도 새로운 시도들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조정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 회복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상호관세로 인한 투심 악화로 인해 증시는 하락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형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소식도 빅테크들의 AI 관련 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시현하던 반도체와 전력기기 섹터의 상승 모멘텀이 제한될 가능성에 힘을 보태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매도 재개로 인한 증시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증시 하방 압력보다 투심이 회복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돼 수급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가격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공매도 재개 자체로는 올/숏 자금 유입과 함께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변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초 2400에서 강한 하방성을 확인하고 연중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 2월 골든크로스 발생 이후 3월부터 2500포인트(pt) 중반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어느 때보다 높아져 반전의 트리거가 생기면 주가는 빠르게 상승할 수도 있다. 변수가 많은 시기이기에 공격적인 대응은 지양해야 하지만, 추가 조정을 받는다면 한국 시장 대표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