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문제를 보는 학계시각-"잔존가치높다면 産銀은 왜 투자 안하나"
LG카드 문제를 보는 학계시각-"잔존가치높다면 産銀은 왜 투자 안하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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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교수

이종욱 교수 정부 정책 실패 스스로 인정하는 꼴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살리기 위해 LG그룹에 증자 참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LG카드 문제가 또 다시 금융권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련기사 4면>

LG카드 노조에서는 LG그룹의 참여를 독촉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전협회도 카드업계를 대표해 LG그룹을 압박하는 등 카드업계 전체가 LG카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LG카드를 살리기 위한 산업은행과 정부의 처리가 “경제논리를 벗어나 정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LG카드를 청산할 수 있다는 식으로 LG그룹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투자가치를 보고 산업은행이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LG카드 문제는 우선적으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산업은행과 채권단 등 이해당사자들이 제일 좋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계속 가치가 높다면 직접 투자해서 이익을 챙기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요즘 은행은 1%의 이익을 얻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1조2천억원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계속 가치가 높은 회사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은 돈 남기는 장사를 안 하겠다는 것밖에 안되는데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산업은행이 LG그룹의 증자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해치고, 법을 스스로 위반하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는 “이미 정부 등과 LG그룹간에 합의가 끝난 상태인데도 LG그룹을 압박하는 것은 스스로 계약을 파기하자는 것이며, 경제가 움직이는 기본을 무시하는 방법”이라며 “이는 산업은행과 정부가 치밀한 검토 없이 일을 처리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인 만큼 LG카드의 생존 여부는 모두 산업은행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 역시 “또 다시 LG그룹에 요구하는 것은 정부가 정책을 엉망으로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며 “산업지주회사인 LG가 금융기관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데, LG카드 증자에 참여하라는 것은 정부가 지주회사법을 위반하라고 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또 다른 경제학과 교수는 “이제 와서 LG카드의 청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이를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문제로 풀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탁승호 단국대 교수는 “정상화로 방향을 정해서 일을 처리해 놓고 지금에 와서 퇴출 논리를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2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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