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유럽 '바이러스'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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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은행 신용등급 하향 여파 큰폭 하락
유로자금 이탈…"당분간 제한적 접근"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프랑스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국내 은행주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로권 자금이탈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은행업종지수와 해외 은행지수의 동조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은행업종지수는 15일 기준 지난 1개월, 1주일동안 각각 7.9%, 6.9%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수익률을 5.4%포인트, 2.3%포인트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문제, 저축은행 하반기 구조조정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내부적 리스크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유럽"이라며 "최근 은행업종의 주가 하락은 대내적인 리스크보다는 대외적인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최근 은행업종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이다. 무디스는 지난 14일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너럴(SG)과 크레디트 아그리콜(CA)의 투자적격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프랑스 은행권의 그리스 투자액(채권 등)은 총 569억달러로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전체 투자액 규모인 1384억달러의 41.2%에 달한다. 독일 영국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큰 프랑스 은행권의 그리스 투자가 신용등급 강등을 불러 온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14일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3~8% 가량 떨어졌다.

국내 은행권의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투자금액의 경우 전체 금액의 10%에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유로권 전체로 확대할 경우  20%를 훌쩍 넘어선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14일 기준 영국계 투자은행들에서 2000억원이 넘게 매도가 나오는 등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크게 이탈했다"며 "프랑스의 한 은행도 400억원 가량 팔아치웠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계 자금은 이달 들어 추석 연휴전인 8일까지 국내 주식, 채권 시장에서 각각 4조원, 1조4700억원을 팔고 나갔다. 유로자금 이탈 현상이 추석 연휴가 끝난 14일에도 지속되고 있어 금융당국은 경계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지수의 흐름 자체는 미국과 연동하는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번 주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반등정도로 볼 수 있다"며 "다음 주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등 기대감이 있지만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제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도 "유럽재정 위기가 국내 은행들의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것까지는 예상하진 않는다"며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선진국 은행들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기간 국내 은행주 움직임이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에 크게 영향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승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강등 여파를 실적과 연결짓기는 힘들다"며 "실적과 구체적으로 연관될 때까지는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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