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은행들, 주가부진 '울상'
"실적은 좋은데"…은행들, 주가부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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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최근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지만 실적이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배당자제를 권고하면서 주가상승 기대감마저 희석되고 있다.

◇ '사상 최대' 이익 확실시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3분기 은행권 당기 순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분기보다 40.5% 감소했지만 현대건설 매각 차익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사상 최대 이익 달성 역시 무난하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기존 전망치(3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2000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하지만 명예퇴직 실시로 인한 판관비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손 발생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9648억원)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3분기 실적은 72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분기 지분 매각 차익 만큼 줄어든 것이며, 올해 3조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KB금융 역시 6000억원 전후의 분기순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 817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제외한 실질 순이익 6500억원보다 소폭 감소됐다.

내달 초에는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이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2분기 당기순익 7913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은 3분기에는 4600억원 수준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2분기 4809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현대건설 매각 차익의 영향이 컸다"면서 "3분기에는 지분 매각 등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은 없지만 순이자마진이 안정돼 2분기 수준의 이익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당자제 권고에 은행주 7%대↓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유럽발 금융불안 및 가계부채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당국이 은행권에 고배당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면서 은행주의 배당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주도 연일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4만3500원이던 KB금융지주는 3거래일동안 7%(3100원) 내린 4만400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 역시 17일(4만5550원)보다 7% 떨어진 4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배당 자제 분위기가 강조되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희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각국의 정책공조 움직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으면서 은행주가 반짝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수수료 인하, 배당 자체 등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3분기 실적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배당을 자제하라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주가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당까지 줄게 되면 투자자들은 더욱 외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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