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경제효과, 또 '공염불'?
한미FTA 경제효과, 또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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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 '과장'…"한-EU 효과 사라졌다"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GDP 5.66% 증가, 일자리 35만개 창출, 무역수지 1억4000만 달러 흑자 확대 등 정부가 내놓은 한미 FTA 효과에 대해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체결된 FTA의 경우 정부 전망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한EU FTA 전의 경제적 효과 전망이 대부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한EU FTA 채결로 인해 GDP가 추가적으로 최대 5.6% 증가하고 단기적으로 3만명, 장기적으로 25만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역수지는 연평균 3억6000만달러 규모의 흑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의 경우 올해 2분기 GDP가 0.9% 성장했으나 FTA가 체결된 3분기 0.7%로 성장폭이 오히려 줄었다. GDP의 경우 FTA 외에 다양한 요소들이 혼합작용하기 때문에 한EU FTA가 얼마나 도움이 됐는가 정확히 따지기는 어렵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고용 부분 역시 마찬가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고용률은 59.1%로 6월말 고용율(60.3%) 대비 1.2% 떨어졌다. 취업자 수도 6월 2475만명에서 9월엔 2432만명으로 43만명 감소했다. 단기적으로 3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던 FTA효과 대신 실업자만 더 늘어난 셈이다.

한 경제관련 연구원은 "정부가 FTA 효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며 "앞으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수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7~10월 EU와의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49억달러 흑자를 내던 것에서 10억70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었다. 당초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흑자가 확대돼야 하지만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따른 FTA 확대분 3억6000만달러의 10년치 효과가 사라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EU FTA 이외에도 FTA 국가들과의 무역수지가 좋지 않았다. 한칠레 FTA의 경우 7년 연속 무역적자로 89억달러 누적적자를 보고 있으며, 한EFTA FTA도 4년 연속 무역적자로 88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와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세계 경제가 좋지 않아 FTA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며 "무역수지 적자는 FTA와 관계없는 비특혜 품목에서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경제관련 연구원은 "각종 지표가 세계 경제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쉽게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FTA 효과가 그만큼 작다는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또한 "우리쪽 특혜 품목만 따로 볼 경우에는 당연히 효과가 좋은 것처럼 나오지만 특혜품목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상대도 있다"며 "FTA 효과를 논의할 때는 특혜품목만이 아니라 무역 수지 전체를 놓고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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