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하이닉스 매각 작업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검찰의 SK그룹 압수수색을 계기로 하이닉스 인수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 따른 인수가격 부담과 하이닉스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은 4G LTE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최근 실시한 기본료 인하 시행으로 수익마저 감소한 상황"이라며 "최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리면서 대형 M&A를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단독입찰에 나선 효성 이후 또다시 '검찰 리스크'에 노출되며 매각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효성 역시 특혜의혹 및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이닉스 인수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편,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입찰 포기 가능성이 나오자 긴급회의를 열고 입찰 일정조정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채권단의 관계자는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번 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여 본입찰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수 없어 답답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민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