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지난 30년이 말하는 '2012 한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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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대선 겹쳐…미국 대선도
정치·스포츠 이벤트 때마다 호황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선거의 해가 돌아온다. 다가오는 2012년은 대선과 총선이 겹치는 해다. 선거는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형 이벤트다.

증시는 이런 대형 이벤트가 모두 반영되는 바로미터가 된다. 지난 30년동안 대한민국에 굵직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있었던 증시변화를 살펴보고 다가올 임진년을 진단해본다.

◆ 1980년대 '직접선거와 올림픽, 호황의 발판'

1980년대 초반 국내 증시는 긴고 긴 침체기를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박정희 정권시대에 있었던 과잉설비투자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100원선을 겨우 넘던 코스피지수는 1985년부터 서서히 박스권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로 6·29선언따른 직선제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증시에서도 본격적인 선거돌풍이 불었다. 연초 270원선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연말 500원 선으로 마감했다.

이듬해인 1988년은 올림픽이라는 대형호재가 또 한번 증시를 달궜다.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흑자가 실현되면서 코스피 지수도 500원선에서 단숨에 900원선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흐름은 80년대가 마감할 때까지 이어졌다.

◆ 1990년대 '공포의 'IMF' 죽다 살아나다'

1990년대 초반은 1980년대 말의 거품이 소폭 가라앉으며 약 2년간의 박스권 장세에 갇혔다. 이후 1993년 김영삼 민자당 대표와 민주당 김대중대표, 통일한국당 정주영 대표가 맞붙는 14대 대선 이벤트가 열리면서 증시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대선에 승리한 김영삼 전대통령은 곧바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체결하면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코스피는 600원 선에서 출발해 1년만에 800원 선으로 회복했으며 이같은 활황은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대선을 1년 앞둔 1997년도 말 초대형 악재가 터진다. 일병 'IMF시절'로 불리는 외환위기가 그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일순간에 300원선까지 주저앉으며 수많은 투자자를 좌절시켰고 이는 두고두고 15대 김대중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1999년대 들어서 다 죽어가던 증시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IT에 집중투자하는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열풍이었다. 불황끝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큰손들은 앞 다퉈 적립식 펀드에 돈을 쏟아붇기 시작했고 극적으로 1000원선을 넘기면서 1990년대를 마무리지었다.

◆ 2000년대 '경제대통령, 리먼에 고꾸러지다'

'바이코리아'열풍으로 되살아난 증시는 '바이코리아'로 역풍을 받게 된다. 2000년 세계적으로 IT버블이 붕괴되면서 증시는 다시 600원선으로 주저앉았다. 한때 2500원선까지 넘기던 코스닥이 500원선으로 추락한 시점도 이때다.

이후 힘빠진 증시를 살린 것은 역시 대선과 대형 스포츠이벤트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곧바로 이어진 대선의 영향으로 한해동안 무려 742조원의 거래량을 기록한다. 이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우상향에 오른 증시는 2005년들어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에서 한해동안 8조원이 넘도록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고 연초 800원 선이던 지수는 1300원까지 오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17대 대선이 펼쳐진 2007년에는 드디어 코스피가 2000선을 넘었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경제대통령'을 자임하며 대권을 거머쥐었고 투자자들에게도 큰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대선 직후인 2008년, 또다시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그해 9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초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급히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각종 지수가 몰락했고 코스피도 그 여파를 피할수는 없었다.

◆ 총선·대선 겹치는 2012년, '호황예고'

2010년은 국내 시장의 저력을 증명하는 한해였다. 리먼 사태 이후 주저앉은 코스피지수는 1999년부터 부활 조짐을 보이다가 2010년들어 다시 2000선을 회복하며 마무리됐다.

연평도사건과 천안함 사건등 굵직한 악재도 터졌지만 잘 버티었다. 특히 차·화·정을 중심으로 한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돌풍이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2000선 안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2011년 터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이 또다시 국내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지수는 다시 1700~1800선으로 가라앉았다.

과거를 살펴본다면 증시는 참 단순했다. 악재가 있으면 내려가고 그 악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반등한다. 호재가 있으면 올라가지만 그 고점을 유지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선거와 스포츠이벤트는 항상 호재였다.

다가오는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다. 금융혼란이라는 위기를 탈출하는 반등세와 정치적 호재가 만나면서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는 대권 집권 1,2년차에는 상승하고 이후 하향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국내 증시는 경기부약책이 집중되는 미국 대선 당해년도의 주가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미국 대선까지 겹치는 2012년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내년 증시는 위기해법에 따른 글로벌 정책모멘텀을 근거로 반등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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