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산업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실태 -화재보험협회 오정규 과장
국내 보험산업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실태 -화재보험협회 오정규 과장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5.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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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 국내 손해보험업계에 처음 도입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는 단 한번의 사고로 기업집단의 명단에서 사라져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국민의 가슴속에 큰 상처를 남긴 성수대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등 일련의 대형사고와, 외환금융 위기로 인한 IMF구제금융 이라는 한파를 겪는 과정에서 어느새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용어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는 위험 제어(Risk Control)와, 자산운용(Risk Financing)과 관련된 사항으로 구분되며, 위험의 확인, 분석 및 평가, 제어방법의 선택, 제어의 실행, 제어결과 평가 등의 절차를 갖는 경영관리상의 한 수법으로 정의된다.

위험관리는 방법론적으로 협의의 위험관리와 광의의 위험관리로 구분된다. 협의의 위험관리는 통상 경제적 위험만을 대상으로 한다.

광의의 위험관리는 협의의 위험관리에 의해 도출되는 안전대책 등 사전대응에 추가하여, 사후대응으로써 위기 대응계획(Crisis management)과 함께 종합적이며 효율적인 안전대책을 구축함으로써, 기업을 둘러싼 모든 위험을 안전이론에 입각하여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위험관리에서 방재는 위험 제어 중 손실제어로서 위치하고 있다. 손실제어 기술은 손실이 생길 경우 그 손실규모를 저감할 것인가, 혹은 손실발생 확률을 적게 할 것인가에 따라 위험에 대처하는 기술적 방법인 것이다.

한편, 기업에서 위험관리의 일환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전가하는 수단인 보험의 운영 주체로서, 손해보험기업은 전통적으로 위험관리를 통한 이익 증대와 경쟁력의 확보를 위해 손실 발생 전의 제어 방법인 방재활동에 주력하여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73년 대아호텔과 시민회관 화재참사 등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었던 대형 화재참사 발생을 계기로 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방재전문기관인 한국화재보험협회(이하 화협)이다.

화협이 국내 손해보험회사의 기술 Pool 로서, 소유자와 보험자가 절실히 요구하는 방재기술 자료를 다양하게 연구, 개발하여 이를 실무에 반영하게 한 것이다. 즉, 손해보험회사 위험관리의 한 축을 담당함과 동시에 국가방재기술의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손해보험의 순기능을 수행토록 한 것이다.

이런 순기능적 효과는, 화재보험 총괄 평균 손해율이 52.5%인 반면 화협이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특수건물 화재보험의 손해율은 43.5%로 현저히 낮게 나타난 ‘81~’01 화재보험 손해율 통계자료에서 입증되고 있다.

그동안 경제규모가 커지고 산업이 고도화다양화됨에 따라, 방재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경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기업들에게 대형사고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아울러, 대형사고는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양한 파급경로를 거쳐 사회경제적인 측면에 영향을 끼친다.

직접적으로는 시설물의 붕괴와 화재, 이에 따른 사망자와 부상자의 발생 등 인적물적 손실을 초래하고, 간접적으로는 사회경제적 기능장해를 일으켜 공급 감소와 생산능력 저하를 야기시켜 경제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위험관리와 방재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험산업에 위험관리의 개념이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손해보험회사들과 화협의 꾸준한 노력으로 위험관리와 방재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개선되었으나, 사고에 대한 위기관리 대책을 기업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정책으로 실시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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