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둔화 원인과 글로벌 정책공조
세계 경기둔화 원인과 글로벌 정책공조
  •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 jhna73@ibks.com
  • 승인 2012.07.06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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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지난 2분기 전세계 주요 경제지표 부진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글로벌 경제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된다. 특히, 지난 1분기 중 유난히 돋보였던 미국 경기 회복세와 ECB의 대규모 LTRO를 통한 유로존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크게 환호했던 글로벌 증시를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글로벌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OECD 경기선행지수 역시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지난 해 12월 중 저점을 확인한 바 있고, 미국 주요 경제지표는 지난 1~2월 중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결과들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들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의 컨센서스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높은 기대와 달리 지난 1분기에는 미국과 함께 세계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고 2분기에는 미국마저 실물경기 전반의 부진한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상반기는 물론이고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상 밖 경기 모멘텀 둔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러한 현상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본격화된 글로벌 디레버리지와 이에 따른 세계 경제 파이 감소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한다.

우선, 제조업과 환율의 높은 상관성은 이미 알려진 바지만 2008년 이후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선진국에서 비중은 높은 서비스업조차도 자국 환율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국제통화간 마찰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서비스업 비중이 70%가 넘어가는 미국이 약 달러 정책을 공고히 하면서 괜찮은 경기 회복을 이끌어냈던 작년 하반기 이후로 환율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독일 등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로존의 경우 헤게모니를 쥔 독일의 강도 높은 재정 긴축 위주의 해법과 작년 ECB의 두 차례 금리인상을 통한 독일 중심의 물가 관리를 강요했던 부분이 이 지역의 펀더멘탈 침체를 동반한 재정 리스크를 증대시켰던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세계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을 포함한 BRICs 경제권의 성장 엔진이 멈추면서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내수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지난 07년 35%를 상회했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작년 기준으로 25%대까지 감소했으며, 올 들어 대외활동이 급격히 위축되자 지난 2월 BOJ의 엔화 방어 의지 표명 이후 중국인민은행 역시 자국 위안화 방어에 나서며 환율을 둘러싼 강대국간의 첨예한 대립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결론적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은 글로벌 정책 공조 성사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은 환율 및 무역활동을 둘러싼 나라간 마찰을 지양해야 할 것이며 유로존의 경우, 경기 침체를 동반한 재정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자구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후에는 그 외 주요국들의 공조를 통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6월 EU 정상회담에서는 ESM을 통한 은행 직접 대출 및 위기국 국채 직매입, 등은 재정통합으로 가는 중간 과정을 이끌어냈다. 비록 ESM을 둘러싼 노이즈 및 그리스 재협상 등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이제는 그 외 세계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로 화답하는 과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과거 1~2차 경기부양 당시 국제 공조를 통해 어려운 시기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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