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 '가격 인하' 바람 확산
국내 완성차 업계, '가격 인하' 바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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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가격 인하에 경쟁 업체도 '동참'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 '가격 부담 낮추기'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연초부터 수입차 업체들의 신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위기의식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지엠은 주력 차종 5개의 가격을 최대 50만원까지 인하하기로 했으며, 르노삼성도 저금리 할부상품을 뉴 SM5 플래티넘에 확대 적용해 고객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달 초 가격 인하를 통해 수입차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영향이다.

우선 현대차는 쏘나타,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싼타페, 베라크루즈의 고급 모델(트림)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쏘나타 2.0 모던 22만원, 제네시스 프리미엄 스페셜 100만원, 싼타페 2.0 90만원, 싼타페 2.2 익스클루시브 94만원 등이 낮아졌다. 제네시스 쿠페 2.0 터보S, 3.8 GT-R 과 베라크루즈 3.0 VXL 가격도 각각 30만원, 80만원, 90만원 인하됐다.

특히 현대차는 사양의 가감 없이 기존 모델의 사양 그대로 가격만 인하하는 방식을 택했다. 고급 모델의 사양을 경험하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이던 고객들에게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차량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급차 모델의 경쟁 대상인 수입차를 겨냥한 전략이다.

기아차도 2013년형 K9을 출시하며 가격을 최대 291만원 인하했다. 이와 함께 K5 1개 트림과 뉴 쏘렌토R 4개 트림도 각각 29만원, 60만원~63만원 낮췄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직접적인 '가격 인하' 혹은 그에 상응하는 다른 혜택을 통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제스처다.

한국지엠의 가격 인하 내용을 차종별로 살펴보면 스파크 5만원, 크루즈·말리부 20만원, 알페온 30만원, 캡티바 50만원 등이다.

안쿠시 오로라 한국지엠 영업·마케팅·A/S부문 부사장은 "이번 가격 인하는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과 국내 자동차 시장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직접적인 가격 인하는 시행하지 않았지만, 저금리 할부상품의 적용폭을 넓혀 고객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뉴 SM3, QM5, SM7 차종에 적용해온 3.9%(36개월), 4.9%(60개월)의 저금리 할부상품은 뉴 SM5 플래티넘(택시트림 제외)에도 확대된다. SM5를 2000만원 할부로 구매할 경우 36개월 기준 133만6933원, 60개월 기준 202만9295원이 기존 할부상품보다 저렴해진다.

쌍용차도 추후 제품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소세 인하 혜택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 외에 특별히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면서도 "경쟁 업체들의 판촉 전략을 모니터링하면서 가격 인하를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이달 뉴체어맨 W 및 체어맨 H 뉴클래식 구매 고객에게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을, 코란도 C 고객에게는 30만원을 개별소비세로 지원해주고 있다. 로디우스 유로의 경우 차량가격의 5%인 취득세(등록세 포함)를 지원해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내수 시장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수입차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합리적인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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