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수입차 시장…국산차 위기론 대두
'날개 단' 수입차 시장…국산차 위기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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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정체기'…수입차, 합리적가격·디젤차 '무기'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든 반면, 수입차의 성장세는 가속도가 붙으며 '국산차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24.9% 증가한 1만3320대를 기록했다. 올해 8% 성장세를 전망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예상치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일본차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독일차의 '디젤 차량'이 큰 무기로 작용했다.

특히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기는 '가격'이다. 앞서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업체들이 "가격에서 만큼은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자부해 온 만큼, 이 부분까지도 적극적으로 공략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최대 라이벌인 한국토요타의 가격 전략이 눈에 띈다. 우선 한국토요타는 이달 캠리 가솔린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3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쏘나타와의 가격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마찬가지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는 기존의 4260만원과 3130만원(프리우스 E 기준)에서 300만원이 할인돼 각각 3000만원대와 2000만원대로 저렴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토요타의 다른 모델을 대상으로도 가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달에도 같은 맥락의 가격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운 소형차들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2000만원대 수입차로 주목 받은 폭스바겐 '폴로'를 비롯해 올해 출시를 앞둔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등이 대표적이다. A클래스는 벤츠의 전략 소형차로 알려져 있다. 아직 판매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30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입 소형차 시장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에는 불확실하지만, 국산차로서는 위협을 받을만한 요소"라며 "수입차의 타겟이 대중차 쪽으로 옮겨갈수록 국산차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차 업체의 '디젤차 공세'도 현대·기아차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지난달 수입차의 연료별 판매대수는 디젤 7980대(59.9%), 가솔린 4680대(35.1%), 하이브리드 660대(5.0%) 순으로, 디젤차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아반떼 디젤 등 디젤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중으로 아반떼 디젤과 K3 디젤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미 디젤차 라인업이 자리 잡은 독일차를 상대로 대응책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같은 수입차의 약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의 맹점으로 불리는 '높은 수리비'가 개선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수입차 수리비의 폭리 근절'을 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단 수입차 업체들은 긴장하는 눈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입차의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 의원은 "외제차의 수리비 폭리가 작동되는 구조는 부품의 공급 독점, 부품 정보의 비대칭성, 렌트업체와 정비업체의 리베이트"라며 "수입차의 과도한 공임과 부품값 등으로 인한 불공정한 사례를 근절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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