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저축銀 통합전산망 가입 강요 '물의'
금감원, 저축銀 통합전산망 가입 강요 '물의'
  • 김성욱
  • 승인 2005.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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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사장면담시 가입신청서 제시.
가입의사 없지만 거절 어려워 답변 회피.

금융감독원이 통합전산망 미가입 상호저축은행에 대해 가입을 실질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경영개선면담’이라는 명목으로 저축은행 대표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이 통합전산망에 가입하지 않은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통합전산망 가입 신청서를 제시, 실질적인 가입을 강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금년 초 저축은행 대표 및 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축은행의 경영 건전화 워크숍’에서도 저축은행들의 통합전산망 가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금감원 비은행감독국 김용범 국장은 “저축은행의 불법대출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상시 감시체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산망을 통한 감사가 필요한 만큼 저축은행의 통합전산망 가입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며 “미가입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검사주기를 단축하고, 별도의 전산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은 줄곧 통합전산망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에서 직접 미가입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가입을 ‘강요’하고 있는 것.

최근 금감원을 다녀 온 한 저축은행 대표는 “금감원에서 경영개선 면담을 요청해 금감원을 방문했는데, 면담을 끝내고 통합전산망 가입 신청서를 내밀어 당혹스러웠다”며 “솔직히 가입할 의사가 전혀 없는데, 금감원 국장 면전에서 거절할 수가 없어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저축은행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개별 저축은행들이 알아서 선택해야 할 일을 금감원이 ‘밀담’ 식으로 강요하는 것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 금감원과 면담을 가지지 않은 한 미가입 저축은행 대표는 “금감원에서 저축은행 대표를 불러 전산관련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산시스템 문제는 개별사들이 알아서 할 문제임에도 불구, 금감원이 가입 요청을 하면 2010년 경에 가입하겠다는 식으로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0년은 금감원 및 저축은행중앙회가 통합전산망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목표로 삼은 해. 즉 일단 가입 시점을 최대한 늦춰, 변화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미가입 저축은행의 공통된 입장이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에 가입한 곳은 60여 곳으로 전체 108개 저축은행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은 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또 가입 의사도 없는 상태.

미 가입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시스템이 기술적인 면에서 떨어지고, 신상품 개발 시 처리가 미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입 여부를 재고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 전산망에 가입하지 않은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전산과 인력”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품의 경우 통합전산망이 바로 뒷받침해 주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품의 노하우도 타 저축은행에 공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저축은행업계에 면담 시 이러한 통합전산망 가입 요청을 놓고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개별 저축은행 대표 면담을 일시 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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