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스파크EV] '제로백 8초대' 제주의 강풍을 가르다
[시승기-스파크EV] '제로백 8초대' 제주의 강풍을 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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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스파크EV'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제주에서 막을 올린 제 1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한국지엠이 만든 첫번째 전기차가 첫 선을 보였다. 이젠 '전기차의 섬'이라 불러도 좋을 제주도에서 그 주인공 '스파크EV'를 18일 시승해봤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리는 중문 소재 제주컨벤션센터에서 1100도로를 거쳐 제주 공항 근처 문예회관에서 급속 충전을 하고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돌아오는 코스였다.

겉모습은 베스트셀링 경차에 전기모터를 장착한 만큼 스파크 모델과 유사했다. 전기차의 특성상 배터리 부피만큼의 공간적 손해를 예상했지만 배터리가 설치된 뒷좌석 시트가 높은 편이라 트렁크 크기는 기존 스파크와 같았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를 가동 시킬 때보다 소음이 적어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엑셀레이터를 밟자 작게 '위잉'하고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공상과학 영화 속 미래형 차가 내던 소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시동은 물론 가속을 할 때도 옆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소음 장치를 장착해야 한다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중문을 빠져나와 급커브와 심한 경사가 이어지는 1100도로에 진입했다. 차체가 가벼워 오르막을 오르는 데는 힘이 많이 들지 않았고 엑셀과 브레이크의 응답성도 빠른 편이라 급커브 구간에서도 운전이 수월했다.

그러나 가장 높은 고지까지 오르자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40km대까지 떨어졌다. 시동버튼을 눌렀을 때 계기판 왼편에 나타났던 120km의 주행거리를 떠올리니 충전소에 도달하기도 전에 배터리가 방전되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에너지 절약 팁을 알려준다. (사진 = 송윤주기자)

산간 도로에서 충전소를 찾을 수도 없고 믿을 건 회생제동 기능 뿐. 운전 습관을 바꿔 내리막 경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굴러가게 뒀다. 계기판에 '리젠(Regen : regenerate)'이라는 초록색 표시가 뜨면서 배터리가 재충전되기 시작했다. 급커브길에서도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회생이 되니 충전을 하면서 안전한 운전도 가능했다.

그러자 평지로 접어들 때쯤 되니 주행가능거리가 100km를 넘어섰다. 중문에서부터 달리면서 소모한 에너지보다 더 충전이 된 것이다. 운전 방법에 따라 전기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전기차만의 특성이자 묘미였다.

여유로운 마음과 함께 직선 구간이 보이자 스파크EV의 순간 가속성능을 느껴보고 싶었다.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자 앞으로 튀어나가듯 속도가 올라갔다. 시속 100km까지 8.5초 내에 도달한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장착한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최대 토크(57.4kg.m)를 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초반 가속 성능을 겨루는 실험에서 포르쉐 박스터를 이겼다는 얘기가 실감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 제주시 문예회관 급속 충전소에서 스파크EV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충전 플러그가 꽤 묵직한 편이다.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을 마무리할 때 쯤 제주 시내 문예회관 내에 있는 충전소에서 충전도 직접 경험해봤다. 카드를 충전기에 갖다 대고 플러그를 운전석 문짝 앞쪽에 위치한 충전 단자에 꽂자 충전기와 차량 계기판에 충전 전력량과 소요 시간 등이 표시됐다. 스파크EV는 급속충전 시 80%까지 20분이 소요되지만 이날은 회생제동으로 충전하면서 온 덕에 그마저도 필요치 않았다.

스파크EV의 가격은 3990만원으로 올해 안에 구입하면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아 1000만원 중반대에 살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스파크EV를 구입한 후 7년 동안 현행 전기차 전용 요금체계를 기준으로 연간 1만5000km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가솔린 경차 대비 총 1208만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 경쟁 모델이 쏟아져나와 가격경쟁력이 보다 높아지고 인프라 구축도 개선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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