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체, 비용감소에도 제품 가격인상 '빈축'
식음료업체, 비용감소에도 제품 가격인상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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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 식음료업체 매출원가율 비교분석 표(자료=각사)

8개 업체 매출원가 비교분석작년 매출원가 0.8% 하락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올 들어 원재료값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식음료업체들의 항변이 산출근거가 확실치 않은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식음료업체들의 매출원가가 오히려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관리비도 동시에 떨어진 업체도 있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가격 인상한 8개 식음료업체들의 원가를조사한 결과, 지난해 연결기준 총 매출액(112813억원) 대비 매출원가(71766억원) 비율은 65.05%, 전년(65.88%) 보다 0.83%p 하락했다. 2012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조사한 매출원가율을 조사했던 것보다 0.4% 떨어진 수치다.
 
이는 최근 3개월 동안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셈인데,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줄줄이 가격을 올린 식음료업체들의 인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출원가는 상품 및 제품의 매입원가 또는 제품원가 등을 뜻하며, 매출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영업손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식음료업체들이 가격인상 요인으로 내놨던 원가 부담과도 직결돼 있다.
 
업체별로 보면, 8개 업체 중 롯데제과와 삼립식품를 제외한 롯데칠성음료, 농심,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삼약식품 등 6개사는 모두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하락했다.
 
가장 많이 매출원가가 떨어진 업체는 에이스 등의 가격을 평균 8.7% 올린 해태제과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태제과는 작년 매출액 7289억원 대비 매출원가(4369억원) 비율은 59.93%, 전년 동기 63.3%보다 3.37% 떨어졌다.
 
그 다음으로 빅파이 등을 7.1%의 가격을 인상한 크라운제과다. 크라운제과의 매출원가율은 201257.14%에서 지난해 57.14%1.86% 하락했다.
 
칠성사이다 등 14개 제품가를 6.5% 인상한 롯데칠성음료는 2012년 매출원가율 59.4%에서 지난해 57.94%1.10% 하락했다. 삼양식품도 2012년 매출원가율 78.14%에서 작년에는 76.08%로 내려갔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중순 '볶음 간짬뽕' 등 최대 18.2% 가격을 올렸다.
 
또한, 농심의 매출원가율은 72.5%에서 71.9%%에서 0.60% 낮아졌지만 새우깡 등 평균 7.5%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처럼 매출원가율이 감소한 데에는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각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라면과 과자의 주원료인 소맥의 수입가격은 2012276원에서 지난해 222원으로 19.5% 떨어졌고 같은 기간에 팜유도 1019원에서 802원으로 21.29%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제품에 가장 많이 투입되는 원재료인 당분류나 오렌지 농축액 등의 가격이 6~16.55% 내렸다.
 
특히, 8곳 중 3곳은 매출원가율 뿐 아니라 판매관리비까지 떨어졌는데도 가격을 올렸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 연구비, 광고선전비, 운반비 등에 드는 운영비용을 말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판관비가 전년대비 2.27% 내려갔으며, 농심도 1.51% 하락했다.
 
다만 롯데제과는 매출원가율은 다소 올랐으나 판매관리비 7.63% 떨어지면서 매출원가 증가를 상쇄했지만 제품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단체 측은 이같은 식음료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식음료업체들이 상품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대다수 식음료 업체의 매출원가는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가 하락한 만큼 업체들이 벌어들이는 영업익은 높아지는데, 인건비 등 판관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6~20% 넘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 전가를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단체 측은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것과 관련해 가격 담합 여부가 없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한편, 삼립식품은 매출원가 비율이 74.5%에서 76.93%2.45% 올랐으며, 롯데제과의 매출원가 비율은 63.1%에서 62.6%0.5% 상승했다.
 
▲ 7개 업체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율 비교분석 표(자료=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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