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청해진해운 대출 4개銀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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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포함 총대출금 2천억원 대…특혜 의혹 집중 조사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금융당국이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및 관계사에 대출해준 금융사를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진행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5일 KDB산업, 경남, IBK기업, 우리 등 4개은행을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은 이들 4개 금융사가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불법·부실 대출이 존재했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주요 관계사 8곳(청해진해운·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다판다·문진미디어·온지구·아해·세모)이 산은 등 4개 금융사에서 빌린 여신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09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별로는 산은 418억9000만원, IBK기업은행 376억4000만원, 경남은행 306억9000만원, 우리은행 207억6000만원 순이다.  

이중 여신잔액이 가장 많은 산은의 경우 세월호를 담보로 천해진해운에 과도한 대출해줬다는 이유로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2001년 6월12일부터 산은과 거래를 시작해 13년 간 총 316억원을 대출받았으며, 이 가운데 170억원을 아직 갚지 못했다. 세월호를 구입한 2012년 이후의 대출 금액(120억원)이 전체 대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인 천해지도 지난 7년 간 산은으로부터 780여억원(단·장기성 자금과 유동성사채)에 달하는 자금을 대출받았다. 특히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 재임 시기인 2012년(80억원대)과 2013년(50억원대)에는 총 130여억원을 빌렸다. 이명박 정권에서 산은 수장에 올랐던 강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산은이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특혜 대출을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산은 측은 "은행 내규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대출로, 특혜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특별검사에서 불법·부실 대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산은 등 4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검사는 금감원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한 기획검사국에서 맡는다. 기획검사국은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을 불문하고 상시감시시스템을 발동해 이상 징후에 대해 불시 검사하는 조직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부실 대출 외에도 대출 채권에 대한 리스크 관리 적정성을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앞서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된 아이원아이홀딩스,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의 대출현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특별검사 대상인 4개사 외의 금융사로 금융당국의 검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대출 규모는 제2금융권까지 포함하면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금융권은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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