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인센티브제의 도입으로 딜러들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교보증권 딜링룸을 총괄하고 있는 박성근 이사는 한때 현물 운용자 사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실력을 갖춘 ‘에이스 딜러’였다.
대우증권에 입사해 서울투신운용(현 산은투신운용) 주식팀장, 한화투신운용 부장, 한새투자자문 이사, 헤르메스투자자문 대표 등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4월 교보증권 딜링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이사는 교보증권에 들어온 후 딜링룸의 시스템 두가지를 바꿨다. 하나는 직급체계를 전면 무시한 것.
딜링룸 인원은 모두 계약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이사가 처음 맡았을 때 계약직 부장이나 정규직 부장이나 연봉이 비슷했다. 또 직급에 따른 연봉 차이도 정규직과 다름이 없었다.
박 이사는 “계약직은 프로의 세계임도 불구하고 나이와 직급에 따라 연봉이 체결되는 불합리한 형태였다”며 “나이와 직급을 전면 무시하고 연봉과 성과급은 철저한 성과급에 따라 체결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성과급도 전 직원이 동일한 누진체제로 변경했다. 과거에는 계약 당시 성과급율을 정했지만, 박 이사는 사후에 결정하는 체제로 바꾼 것.
즉 과거에는 A라는 사람이 계약 당시 성과급 30%로 계약을 하고, B라는 사람은 25%로 계약을 했다면, B의 성과가 더 좋아도 A는 30%의 성과급을, B는 25%의 성과급을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박 이사는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실적에 따라 25%에서 최고 45%로 동일하게 성과급을 적용, 직원들로 하여금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박 이사는 “교보증권 딜리룸에는 ‘Hight to Hight, Low to Low’의 원칙이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좋은 실적을 거둬들이면 그만큼 회사에서 얻는 이익도 크기 때문에 누진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이사가 딜링룸을 총괄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딜러들의 매매에 간섭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 정해진 룰만 지키면 된다는 것이 박 이사의 딜링룸 운영 철학이다. 프로는 성과로 모든 것을 말하기 때문에 원칙에 어긋나는 딜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철저한 성과급제는 개인주의를 불러 팀워크를 헤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법도 하지만, 박 이사는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운용에는 팀워크라는 것이 필요 없고, 이에 따른 시너지라는 것도 있지도 않고 있을 필요도 없다”며 “단지 인간적인 교류만이 필요할 뿐이며, 이러한 것은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당초 ‘계급장’도 모두 뗄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계약직 조직도 조직이고, 또 연장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직급체계는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한다.
박 이사는 주식을 잘 운용해야 돈을 벌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사람은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박 이사는 “어불성설일지는 모르지만, 주식투자로 돈 벌었다는 사람을 보면 사기꾼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 때문에 운용업계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사람의 주식투자 관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기투자는 노후대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이사는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을 장기로 보유하면, 은퇴 후에도 은행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지금도 그런 주식을 찾을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라면 배당주 중심으로 장기투자에 나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