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교통카드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교통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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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시는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카드업계와 한국스마트카드(KSCC)의 후불제교통카드 재협상과 관련한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가 반발하면서 지난 20일에는 여신금융협회가 서울시의 중재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21일 신한카드와 KSCC는 협상 결렬로 인해 23일부터 기존 후불제 교통카드에 대해서도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22일 역시 신한카드와 KSCC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면 최소한 31일까지는 기존 서비스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KSCC는 추가로 ‘후불카드사의 이중적인 잣대’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서 KSCC는 “이해 못할 후불카드사의 협상태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열흘 사이 신용카드 출입기자들은 후불제 교통카드 문제와 관련해 이 같이 많은 기사거리(?)를 제공 받았다.

교통카드 수수료 재계약 문제는 시민의 발과 직결되는 문제로 사회 전반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최근 양상을 보면 카드업계와 KSCC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 KSCC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카드업계를 이간질시키고 있는 듯한 양상도 보이고 있으며, 카드사간에도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만약 KSCC가 카드업계를 흔들기 위해서 이러한 자료를 배포했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

이렇게 많은 기사거리가 나오는 가운데 기자는 일부 카드사 관계자로부터 “모 회사가 조만간 계약을 한다고 하는데, 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러한 부탁은 다른 기자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회사가 조금씩 달랐다.

이러한 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부탁과 KSCC의 보도자료를 연결시켜 보면 실제로 몇몇 카드사가 이미 KSCC와 합의에 이르렀는데, 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계약서에 사인을 못하고 있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문이 루머에 불과한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KSCC와의 협상에 있어서 그 동안 단결된 모습을 보이던 카드업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후불제 교통카드 서비스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괜찮은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KSCC는 카드업계가 수긍할 수 있는 정확한 분석자료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감정(?)을 앞세워 카드업계를 이간질 시키는 듯한 자료로 협상이 빨라질 수는 있지만, 그 결과도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양 쪽 모두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정말로 고객을 생각하면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지, 또 감정 때문에 반박 자료를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양쪽의 감정싸움이 계속되면 그 피해는 또 고스란히 일반인의 불편만 양산될
뿐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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