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외국계 대기업들이 지난 3년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의 80%를 배당금으로 사용한 반면 고용과 투자는 감소, '국부 유출'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1조원 이상의 외국계 투자기업 28곳의 실적 및 고용, 투자,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지난 3년간(2011~2013년) 매출 302조5000억원, 순이익 12조6000억원을 올렸다. 이익률은 4.2%다.

 

이들 기업은 3년간 순이익 중 10조890억원을 배당, 80.3%의 누적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또한 순이익은 2011년 5조3000억원에서 2013년 3조3000억원으로 2조원 줄어든 반면, 배당금은 3조3000억원에서 4조3500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보다 1조원 이상 많은 배당을 실시,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131%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이 26.7%인 것과 비교하면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3년간 누적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GM으로 274.5%를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1200억원에 그쳤지만, 배당액은 2000억원에 달했다. 

 

소니코리아는 2006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순이익의 1255%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 3년 누적 배당성향 272.7%로 2위에 올랐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코닝정밀소재가 순이익 4조4500억원의 152.5%인 6조8000억원을 배당했고 이어 한국바스프(90.9%), 한국델파이(89.2%), 노벨리스코리아(86.1%), 한국IBM(80.4%) 등이 80% 이상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홈플러스, 코스트코코리아, 홈플러스테스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BMW코리아, 노무라금융투자 등은 조사 기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들은 높은 배당액 성향과는 대조적으로 직원 고용에는 인색했다. 이들 기업의 직원 수는 2011년 8만7018명에서 2012년 8만4646명으로 감소, 지난해에는 8만3645명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10대 그룹 직원 수는 84만9019명에서 91만221명으로 36.9% 증가했다. 

 

이들의 국내 설비투자 규모도 2011년 3조6200억원에서 지난해 2조2600억원으로 3년 간 37.6%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