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대교' 불안감 증폭…흔들림·균열 원인은?
'이순신대교' 불안감 증폭…흔들림·균열 원인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순신대교'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2012년 1월)

성급한 임시개통이 원인…대림산업 "문제 없어"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흔들림 현상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이순신대교가 성급한 개통으로 포장층 균열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보수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주체인 전라남도는 아스콘 포장 과정에서 교량 양측에 설치한 천막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흔들림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후 5시 전문가회의를 통해 통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교량 흔들림 신고 속출…천막 설치 따른 와류현상 탓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10분 동안 이순신대교를 통행했던 운전자들로부터 119와 112에 1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교량의 흔들림 때문에 속이 울렁거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6시 44분께 해상을 오가는 선박의 진입 통제를 완료했고 6시 57분께는 이순신대교 위에 있는 차들을 모두 이동시킨 뒤 일대 교통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과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의 현장 조사결과 에폭시 아스콘 포장에 따라 양측에 임시 설치한 천막(연장 2.26㎞, 높이 1.2m)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 풍(風)하중과 와류(渦流)현상에 따른 진동과 소음이 흔들림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와류현상은 다른 속도의 유체나 기체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혼돈 상태를 뜻한다.

전면 통제 후 임시 천막을 철거한 결과 이순신대교의 흔들림 현상은 사라졌지만, 구조물 손상 여부 파악과 육안검사를 위해 현재까지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차량 통행 재개 여부는 유지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는 각종 계측시스템의 정상 가동 여부를 점검한 뒤 실제와 비슷한 조건에서 덤프 차량을 통과시키는 차량 주행시험을 한 뒤 이날 오후 5시 전문가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위광환 전남도 건설방재국장은 "설계회사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교량 주요 구조부에 대한 외관조사와 차량주행 시험을 한 뒤 오후 5시께 회의를 열어 통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장조사 후 진동 수치가 계측치 허용 범위 내일 경우 저녁 7시쯤 차량통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저녁 전문가회의 결과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 성급한 임시개통으로 도로포장 균열
흔들림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임시 천막을 설치한 것은 도로포장층 균열에 따른 에폭시 아스콘 포장 때문이었다.

이순신대교는 2012년 5월10일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임시개통했다가 같은 해 8월 폐쇄됐으며 지난해 2월7일 공식 개통했다. 이후 일부 구간 포장층이 파손되면서 올해 6월부터 보수작업이 이뤄졌다. 포장층 균열 원인은 섣부른 임시개통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검사 결과 전체 5㎝ 두께의 포장(2.5㎝ 2개층)을 완료한 뒤 차량을 통행시켰어야 했지만, 1개층 2.5㎝만 시공한 뒤 임시로 차량을 통행시키다보니 포장층에 피로 누적과 강도 저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기상상황으로 공사기간이 충분치 못했으나 여수 세계박람회의 개최를 위해 우선 1개층만 시공한 뒤 임시개통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보수작업에 사용된 에폭시 아스콘은 기존 공법에 비해 포장 두께를 줄여 교량을 경량화하는 공법이다.

◇대림산업 "흔들림, 평소보다 심한 수준…기술적 문제없어"
한편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흔들림이 평소보다 조금 심한 수준이었지만 '관리통제' 단계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 것으로 측정됐다"며 "교량의 기술적 문제는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순신대교는 바람의 영향에 따라 어느 정도 흔들리도록 설계됐으며 설계기준을 통해 흔들림(상하) 범위오차에 따른 관리기준을 명시했다. 다리의 흔들림은 실시간으로 관리통제실에서 체크된다.

설계기준에 의하면 상하 흔들림이 ±2.6m를 넘어갈 경우 통제실 및 교량에 '관리'단계가 시각적으로 표시되면서 '집중관리'에 들어간다. 흔들림이 ±5m가 되면 다리 이용 자체가 '통제'된다. 만약 흔들림 수준이 ±7m가 되면 이는 이순신대교의 흔들림 한계치로, 교량이 붕괴되거나 전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순신대교 관리통제실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전날의 경우 흔들림 수준은 ±0.96m 정도였다. 관리 지침에 따라 통제실에서나 현장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었다는 것이 대림산업 측의 설명이다. 평소 이순신대교의 흔들림이 ±0.5m라서 이날은 평소보다 다리 흔들림이 조금 더 심했다는 것이다.

또한 해상교량 풍동시험 전문가인 권순덕 전북대 교수는 "이순신대교 유지관리사무소가 지난 26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계측한 1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량의 위아래 움직임의 상하변위 계측 수치는 ±0.9m로, 관리 기준치인 ±2.6m 이내이며 현수교의 구조적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전남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대교는 길이가 2.26㎞에 이르는 국내 최장 현수교다. 현수교는 교상이 하중을 견디는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교량을 지칭한다. 케이블은 다리 양끝 땅속에 고정된 주탑에 의해 지지가 된다.

이순신대교는 세계에서 4번째로 긴 다리로 알려졌다. 사업비 5242억원(도급액 5137억원, 감리비 105억원)이 투입돼 2007년 11월 착공해 5년 5개월 만인 2013년 4월 준공됐다.

시공사는 대림산업(지분 27%), 현대건설(24%), SK건설(16%), 동광건설(14%), 금광기업(10%), 새천년종합건설(6%), 남양건설(3%)이 맡았다. 감리는 한국기술개발(40%), 동아기술공사(40%), 포스코엔지니어링(20%)이 담당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