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호실적 1등 공신은 '정제마진'
정유업계 호실적 1등 공신은 '정제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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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실적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띠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정제마진 개선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4조2000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가상승과 일본대지진 등으로 수급여건이 호전된 2011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긍정적 변화는 저유가와 정제마진 개선이 이끌어 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지난 26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0.94달러로, 7년여 만인 지난 18일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유가하락은 단기적으로 정유사들에게 악재지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원유 구입비용이 감소돼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원유가 비용 등을 제외한 마진을 말한다. 정제마진이 배럴당 5달러이면 원유 1배럴을 정제해 판매 시 5달러 이익을 낸다는 뜻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3∼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4분기 현재 정제마진(싱가폴 복합정제마진 기준)은 배럴당 평균 7.2달러로 지난 3분기 평균 6.3달러보다 높게 형성돼있다. 본격적인 난방유 수요가 발생하기 전임에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낮아진 유가수준으로 재고손실 위험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저유가에 따른 수요 진작 효과가 정제마진 개선요인이 되고 있다"며 "저유가의 수요견인과 일본의 설비 폐쇄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정유부문 수급여건이 크게 악화될 위험은 적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저유가와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유가 약세가 심화되고 있는 반면 정제마진은 초강세다"며 "동절기 난방유 수요 증가 덕분에 4분기부터 경유·등유·항공유 등 중질 제품 마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정제마진도 강세가 전망되지만 업체들의 가동률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정제마진이 개선되면 정유 업체들의 설비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6일 SK이노베이션(AA+)과 에쓰오일(AA+)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GS칼텍스(AA)와 SK에너지(AA)의 신용등급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2015년의 실적반등 △영업창출현금, 운전자본 및 투자 축소 등 현금흐름 개선과 재무안정성 회복 △저유가에 따른 수요진작 등 긍정적 영업여건 변화와 이에 기초한 양호한 실적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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