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잇따르는 '자진상폐'…배경은?
[마켓인사이드] 잇따르는 '자진상폐'…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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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의무 부담 커" vs "기업 존속 위한 필수장치"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최근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상장 유지로 얻는 이익보다 관련 비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에너지는 최대주주인 경남테크의 요청으로 오는 1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경남에너지는 공개매수 등을 거쳐 요건을 충족했고,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얻어 오는 18일까지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한다. 코스피 상장사로는 작년 1월 SBI모기지의 자진 상장폐지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경남에너지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데는 상장 유지에 따른 실익이 부족하다는 자체적인 판단이 주효했다. 실제 지난 1994년 상장된 경남에너지는 1990년대 중반 상장사로서 누릴 수 있는 많은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이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줄어든 반면 공시 의무 등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코스닥 기업인 아트라스BX도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아트라스BX는 지난 3월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측의 보유 지분이 87.68%에 그쳐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95%를 채우지 못해 실패했다. 이에 아트라스BX는 이달 4일부터 다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와관련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 등 악재에 의한 상장폐지가 아닌 만큼 별다른 동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지는 대주주에 대한 주가 기대감은 높아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달 10일 현재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가는 2만3150원으로 2차 공개매수 직전인 이달 3일(2만1950원) 이후 3거래일 연속 뛰어 5.5% 상승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도레이케미칼과 동일제지가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두 기업은 비상장 상태에서 경영활동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겠다고 상장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상장사들의 고충에 대한 공감대는 일부 형성돼 있지만,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는 공시 의무나 준법지원인 설치 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도 기업공시종합시스템(K-CLIC) 구축, 분기·반기 보고서 작성 간소화 등 상장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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