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中 소비주 직격탄… 화장품·여행株 '울상'
'사드 배치'에 中 소비주 직격탄… 화장품·여행株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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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지난 8일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결정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과 여행 등 관련주가 울상을 짓고 있다.

한·중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한 매출이나 대(對) 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발표 첫날인 8일과 다음날 11일 종가 기준 총 4.42%의 주가가 빠졌다. 전날까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탔지만, 사드에 추락했다.

또 다른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은 이틀간 8.04%가 떨어졌고, ▲에이블씨엔씨(-8.80%) ▲한국콜마(-5.79%) ▲코스맥스(-6.16%) 등 화장품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화장품주의 부진은 사드 배치로 중국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은 한·중 국경 간 비공식 거래가 많은 품목으로, 양국의 관계 경색 시 실적 훼손 위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가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최근 반등 흐름을 보였던 여행주 역시 이번 사드 배치 결정으로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대표적 여행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6% 넘게 빠졌다.

이외에도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카지노주(GKL·파라다이스)가 9~10% 빠졌고, 면세점주도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사드 배치로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중국 내 반한 감정 확산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한국 방문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향후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과 중국 간 무역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 측의 각종 비관세 장벽 강화 여부"라며 "과거 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반일 감정 확산과 같은 반한 감정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의 여운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 논란은 시장에 단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이벤트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당분간 사드 이벤트 관련 위험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대표 종목들이 2분기 실적기대감에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한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드 배치로 인한 관련주의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강화하고 있고, 아직 자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제재는 오히려 자국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어 영향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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