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CJ 이미경 퇴진" 압력…靑, 민간 기업 인사 개입
조원동 "CJ 이미경 퇴진" 압력…靑, 민간 기업 인사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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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해야 한다며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기금 모금 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인사에도 개입한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5일 재계 및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은 CJ그룹 손경식 회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와 세무조사를 암시하듯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며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협박성 발언으로 재촉했다.

MBN이 보도한 녹취록 내용은 다음과 같다.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가 납니다. 지금도 늦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 VIP말씀을 저한테 전하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경제수석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도리를 해야 하는 거고요.", "그냥 쉬라는데요,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십니까? 중간에서 확실하게 전달해 드렸습니다."

이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하던 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6월 경질됐고, 4개월 뒤 그해 10월 이미경 부회장도 미국으로 건너갔고, 신병 치료 등의 이유로 경영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당시는 청와대가 CJ가 제작한 영화와 풍자 프로그램 등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던 때였다. 다른 한편,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청와대 압력에 의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보, 한국조세연구원장을 거친 엘리트 공무원. 하지만, 청와대 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중산층의 세 부담을 늘린 세제개편안이 거위의 깃털을 살짝 뽑은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KT의 이석채 전 회장에게도 사퇴를 종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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