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B시장, 외국계 가세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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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하나銀 연계 시너지 창출 극대화 '기대'
국민·하나銀  PB고객 차등화로 '입지 굳히기'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외국계 초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국내로 속속 진출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PB(프라이빗뱅킹)사업 또한 은행간 경쟁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이자 PB업체인 UBS가 다음달 국내 자산운용시장 3위의 대한투자신탁운용을 인수하면서 이르면 7월께 한국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특히 UBS의 대한투자신탁운용 인수는 하나금융지주와의 연계를 통한 국내 진출의 포석이라는 측면에서 은행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UBS는 지난해 우리CS자산운용으로 국내시장에 앞서 진출한 크레딧스위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스위스 최대규모의 금융기관이다. 실제로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UBS와 크레딧스위스의 성장전략이 비슷한 측면이 있는 '닮은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UBS의 한국시장 진출이 단순한 거점확보 차원이 아님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에 정통한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전략 중 1등보다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경쟁등위를 차지하기 위해 1등 전략 따라하기도 좋은 전략중의 하나"라며 "UBS가 한국 Retail 시장에 진출하게된 동기는 여러가지겠지만, 분명한것은 크레딧스위스가 한국시장에서 Retail 시장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UBS와 크레딧스위스간 국내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어 "UBS의 국내 진출이 은행권 PB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국내 50여개에 달하는 자산운용업체의 M&A에 대한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은행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는 세계최고의 PB업체로 인정받고 있는 UBS와 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하나은행의 PB와의 연계라는 점이다. 실제로 UBS는 유로머니가 세계최고의 PB로 선정할 만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의 미국계 대형 IB회사들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UBS PB사업은 전세계 168개 지점의 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으며 PB사업을 포함한 UBS의 전체 운용자산은 2조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의 PB 또한 지난해 유로머니로부터 한국 최우수 PB로 2005년 이후 3회연속 선정된 바 있다. 이는 세계최고의 PB와 국내 최고의 PB의 연계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관련전문가에 따르면 "이같은 외국계 자본의 한국시장 진출은 국내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주요인"이라며 "현재까지 외국계자본의 자산운용시장 점유율은 1/3 수준이지만 향후 한미FTA와 자통법을 계기로 외국계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JP모건과 ABN암로 등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국내진출도 임박한 상황이다. 외국계 자본의 이같은 국내시장 공략 움직임에 따라 은행권의 PB사업 경쟁 또한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각 시중은행은 PB고객에 대한 선정기준을 상향조정하거나 등급차별화를 통해 PB사업의 독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고액자산가의 대부분의 자금이 예금이나 현금으로 묶여 있다는 점과 자산의 규모가 큰 고객일수록 리스크가 적은 은행 PB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또한 저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으며 증권사의 CMA의 약진 또한 PB사업 확장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 3월 40여명의 정예 PB를 선발해 14개의 골드클럽(Gold Club) PB 영업점에 배치하는 등,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PB부문 최고은행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골드클럽 PB를 주니어와 시니어, 마스터 등의 단계별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대우와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며 국내외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ortolio Management), 부동산, 세무, 글로벌 뱅킹, 교양 등 5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로 양성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대중화 전략으로 PB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초부유층에 집중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PB사업도 유럽과 미주의 부유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서울 테헤란로 및 여의도 일대를 중심으로 고객 전용 프리미엄급 PB센터인 'HNWI(High Net-worth Individual)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18개의 골드앤와이즈(Gold & Wise) PB센터도 빠른 속도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HNWI센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액 자산을 가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법률, 부동산, 재무 관련 서비스는 물론 사업승계 등과 같은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또한 기존 PB고객의 등급을 상향조정하는 한편, 초부유층 고객들을 위한 특화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은행의 PB사업은 은행의 주요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러한 PB고객의 차등화 추세는 장기적으로는 지점간 수익격차에 큰 영향을 미쳐 자산관리서비스 비중에 따른 지점 간 차별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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