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장 中기업 92%는 주가 '뚝'…'차이나 공포' 여전
韓 상장 中기업 92%는 주가 '뚝'…'차이나 공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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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곳 中 12곳 평균 32%↓…低실적·'차이나 디스카운트'에 투심 악화
중국 기업 채권 디폴트 사태까지 더해...뉴프라이드 48.98% 증가 예외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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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차이나 포비아'(중국 기업 투자 기피)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한 실적에 더해, 그간 허위·불성실공시, 회계부정 등 나쁜 선례를 남기고 퇴출됐던 중국 기업들에 의해 악화됐던 투자 심리가 희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13곳 가운데 약 92.3%에 해당하는 12곳의 주가가 연초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장사의 주가 하락률은 평균 32%에 달한다. 이 가운데 4곳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다.

우선 저조한 실적이 주가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건강식품 제조 전문업체 씨케이에이치는 881원에서 465원으로 47.22% 급락했다. 중국계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1분기 199억9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트랙터 휠·타이어 전문생산 업체 골든센츄리도 32.44%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 줄어들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외에 △에스앤씨엔진그룹(-39.75%) △헝셩그룹(-35.96%) △이스트아시아홀딩스(-30.04%) 등 올해 들어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곳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그나마 뉴프라이드(48.98%)가 유일하게 올 들어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증시에서의 중국계 상장사 전멸은 막았다. 글로벌에스엠(-0.44%)은 최근 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마이너스(-)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계 상장사 추락의 주된 요인은 잊을 만하면 터지는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주식 평가절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허위·불성실공시, 회계부정 등으로 주식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뒤 상장폐지되는 중국계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투자자의 외면은 갈수록 깊어지는 형국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들어 국내 상장 중국기업인 완리와 차이나하오란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지난 2007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등장한 뒤 명패를 내린 중국 기업은 총 11곳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타일업체 완리는 2016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아 지난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감사인을 다시 선임해 가까스로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지난해 감사보고서도 '의견거절'을 받아 증시에서 퇴출됐다.

이달 5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 처분을 받은 차이나하오란은 불성실 공시 사례의 절정을 보여주면서 시장을 흐려놓고 투자자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폐지회수센터 17곳 중 16곳이 영업 정지된 차이나하오란은 이 사실을 3개월가량 지난 뒤에야 공시했다. 심사를 받는 중에도 또 다른 생산라인의 영업정지 사실을 알렸고, 지난달에는 현금배당을 철회, 벌점을 부과받기도 했다. 여기에 거래소 측에 상장적격성 심사 관련 허위서류도 제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불성실 공시·공시 번복 등을 상습적으로 어긴 차이나하오란은 결국 증시에서 퇴출 처분을 받기에 이른다.

다만 차이나하오란의 상장폐지 처분이 번복될 가능성은 있다. 회사는 지난 16일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상장폐지 여부(개선 기간 부여 포함)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결과는 오는 8월6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일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였던 중국원양자원도 수차례의 허위공시를 일으킨 끝에 상장폐지된 바 있다. 지난 201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1000억 원대 회계부정을 저질러 한국 증시에서 나가떨어졌던 '고섬'은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트라우마'를 겪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다.

앞선 기업들의 나쁜 선례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팽배해지면서, 남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지만, 주가는 이에 반응하지 않는 형국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일부 불량 기업들로 인해 '차이나 포비아'가 만연한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중국 기업의 채권 디폴트 사태 등도 투심을 짓누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재 국내 증시에 출사표를 내밀 예정인 중국 기업들의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나 금융당국은 중국 상장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격한 심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되풀이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차이나 프리미엄'이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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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얌마 2018-08-02 23:47:42
골든센츄리 무상증자한거는 알고 씨부리냐!
기자가 자질이 전혀 없구나...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