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이 꼽은 세계 최고은행은?
은행장들이 꼽은 세계 최고은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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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HSBC-JP모건 체이스 등...독자적 일류화 의지 밝히기도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국내 은행장들은 어느 은행을 배우거나 닮고 싶은 세계 최고은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같은 주제에 대해 은행장들은 씨티그룹과 HSBC,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화와 국제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금융그룹을 일류로 선택했다. 그러나, 아시아계 은행을 꼽거나 벤치마크 없이 독자적인 일류화 의지를 밝힌 경우도 있었다.

먼저,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최근 한 금융전문지에 기고한 글에서 "일류은행의 조건을 교과서에서 찾기보다는 현실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관심을 가장 많이 끈 은행은 세계적 일류은행인 JP모건 체이스였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JP모건을 일류은행으로 꼽은 이유에 대해 미국 경제공황 당시 투자자들의 채권을 되사주고 보불전쟁 후 패배한 프랑스 정부의 채권을 매입해 주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등 결과적으로 회사에 큰 수익을 안겨준 사례를 들었다.
국책은행장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 행장은 또 JP모건 직원들이 금융지식 습득과 뱅커로서의 교양, 고객을 대하는 법 등에서 최고의 뱅커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점도 일류은행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인재관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세계 일류 은행으로 씨티그룹을 지목했다.
박 회장은 씨티그룹이 98년 보험·증권 그룹인 트레블러스와 합병해 은행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이후로도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와 신흥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서 씨티그룹처럼 대형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글로벌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우리금융이 처한 입장이나 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꼽은 해외 일류 금융그룹은 HSBC(홍콩상하이)이다.
HSBC가 아시아와 북중미 등 성장지역과 카드와 개인금융 등 성장사업에 진출해 최근 10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고 인수합병(M&A)과 자생적 성장을 병행해 성장방법 면에서도 균형을 갖춘 모범적인 사례라는 것이 그가 HSBC를 지목한 이유이다.

자본시장통합과 국내 금융시장 개편, 가속화하는 글로벌화에 따라 성장기회로 떠오른 IB(투자은행)업무와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는 등 기회를 잘 포착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면서 사업모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을 반복해 일류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또,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싱가포르계 DBS(옛 싱가포르개발은행)를 1단계 벤치마크 대상으로, 스위스계 UBS를 2단계 벤치마크 대상으로 각각 선정했다.
DBS는 산은처럼 국책은행으로 설립됐지만 아시아 최대 투자은행 그룹으로 성장한 점을, UBS는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국부를 창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과 함께 3각 편대를 형성해 '해외수익비중 40%, 투자금융 업무 수익비중 60%'의 선진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아시아 리딩 IB로 성장할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연초 UBS를 둘러보는 등 유럽계 은행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지만, 벤치마크 대상을 특별히 지목하지는 않았다.
김 행장은 "국가의 크기가 반드시 그 나라의 국력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처럼 은행 규모가 일류은행을 정하는 기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소신이 묻어 나는 답변이다. 

그렇다면, 국내 간판급은행인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은?
"모든 임직원이 국제최고관행(IBP)을 몸에 익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글로벌 뱅킹 시스템 구축을 촉구한 적 있지만, 역시 목표 은행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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