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냉담'…애달는 국민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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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증권사 연이은 인수 실패
"지주회사 전환, 연임위한 '꼼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민은행의 행보가 과거 어느때보다 빨라지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국민은행의 악재는 최근 HSBC의 외환은행 인수라는 초특급 악재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또 최근 국민은행 노조의 강력 반발로 강정원 행장의 연임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내우외환'의 상황에 직면한 듯한 분위기다.
 
■지주회사 전환 '글쎄?'
최근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다.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
자타공인 국내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글쎄'라는 반응이다. 국민은행의 주가만 하더라도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줄곧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증권업계서도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지만 지주회사 전환 발표와는 무관하다"며 "국민은행의 경우 기업가치를 올릴수 있는 수차례의 기회를 놓친 경력이 있어 이번 발표도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증권사 인수 및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이고 있지만 별다른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문제만 하더라도 '판결전 매각 승인' 불가라는 당국의 입장만 고려한 채 거의 손을 놓고 있었던 상황에서 HSBC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반외자 정서 때문에 무산됐었다"며 "해외 은행들과는 달리 국내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입장과 여론의 눈치를 봐야하는 역차별 상황에 놓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위해 DBS(싱가포르개발은행), 두바이펀드 등과 같은 해외 투자은행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노력이 미흡했다는 비판은 피할수 없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한 채 외환은행 문제에 손을 놓고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며 "국민은행의 적극적인 인수 노력만 있었더라면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목소리마저 '불신'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발표는 시장은 물론 국민은행 내부에서조차 '꼼수'로 비쳐지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전체 직원들 중 70%가 강 행장의 유임을 반대하자 직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은행이 국내 대표은행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강정원 행장의 교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만일 노동조합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지주회사 전환 발표가 미묘한 시점에서 나온 것에 대해 노조를 무마하기 위한 일종의 협상 카드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한 시점은 29일로 노조측이 연임저지 입장을 밝히기 바로 전날이었다.
특히 강 행장의 연임 반대의 가장 큰 이유로 성장동력 부재를 꼽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 행장으로서는 국민은행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애초 강정원 행장의 유임을 유력시 했던 행장추천위원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수년간 사상 최대 실적과 국민은행을 무난히 이끌어 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갖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맹추격에 자산규모 국내 1위 은행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상반기 수익만 하더라도 신한은행에 밀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마저 불투명해진 국민은행으로서는 시장과 내부 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올해 안에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더욱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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