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남 얘기'···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 '표정 관리'
코로나19는 '남 얘기'···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 '표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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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삼성바이오·네이버·현대차증권 '두각'
업황 모멘텀에 컨센서스 큰 폭 상회···주가로 화답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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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상장사의 실적 악화 우려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에 이목이 쏠린다. 불확실성이 상존한 가운데서도 업황 모멘텀을 갖추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003억1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3665억원)과 비교하면 41.4% 감소한 수준이지만,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인 5091억원과 견주면 57%가량 웃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7조1989억원으로 컨센서스(6조8680억원)을 상회했다.

올해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본격 상승하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바이오 대장주로의 면모를 지켰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일 매출 2072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5.3% 개선됐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기존 추정치(431억원)를 가뿐히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다.

증권가에선 삼성바이오가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개선 여력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다. 호실적에 주가도 화답했다. 전날 60만1000원에 장을 마치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40조원에 육박한 규모로 불어나며 유가증권시장 3위 자리도 수성했다.

네이버 역시 코로나발(發) 포털업체 실적 침체 우려를 잠재웠다. 네이버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7.4%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광고 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비즈니스플랫폼과 네이버페이, 웹툰 등의 견고한 성장이 호실적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향후 '언택트'(비대면) 환경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나가겠다는 목표다. 한성숙 대표는 "그동안 준비해 온 기술과 서비스 역량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모멘텀이 부각한 네이버는 이날 전장 대비 2500원(1.32%) 오른 19만2500원에 거래를 마쳐, 코스피시장 시총 상위 10종목 가운에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장중 한때 19만7500원까지 올라서며 지난해 10월 액면분할 단행 이후 최고가로 올라섰다.

코로나 여파에 비관적 전망이 속속 나왔던 증권가에선 중형사인 현대차증권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증권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33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7% 늘어난 246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년 연속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전 사업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는데, 특히 리테일과 채권 사업 부문의 약진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리테일부문은 신규 개인투자자수 급증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위탁매매 이익이 크게 늘었다. 채권사업 부문의 경우 불안정한 시장상황 속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운용, 중개 등 채권사업 전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일부 기업이 코로나19라는 악조건을 딛고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2분기부터는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을 선점하는 게 어닝 시즌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3월 들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본격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고, 당분간 성장세가 희귀해지는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국면일수록 안정적인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업종·종목의 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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