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오스템임플란트 대출' 3천억···연이어 펀드 판매 중단
은행권 '오스템임플란트 대출' 3천억···연이어 펀드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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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규모 3025억원···단기차입금 1085억원
"유동성 위기 가능성 낮아···상환요구 계획 없어"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이진희 기자] 189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에 3000억원대 돈을 빌려준 은행권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출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연간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만 2400억원대에 달하는 등 유동성 경색 가능성이 낮아서다.

다만, 오스템 편입 펀드의 경우 수익률 변동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가입 중단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에서 장·단기로 빌린 차입금 규모는 3025억원이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는 1085억원이다.

3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차입금이 1073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804억원 △수출입은행 250억원 △신한은행 212억원 △IBK기업은행 193억원 △KB국민은행 46억원 등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단,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의 상황으로 추가 상환 등을 고려하면 4분기 기준 여신규모는 이보다 줄었을 수 있다. 실제 국민·우리·기업은행 등에 따르면 현재 여신 규모는 3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현재 은행권은 횡령금 회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제표 변화에 따른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통상 신용등급 재평가는 기업 재무상황이 개선되거나 악화되면 이뤄진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횡령액이 1890억원으로 2020년 말 기준 자기자본의 91.8%, 2021년 말 자기자본의 59% 수준에 달하는 만큼 신용등급 재평가 여지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신용등급 하락과 별개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 20위권 상장사인 데다 유동성 위기 등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은 낮아 은행들이 당장 대출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실제 대출해준 은행들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상환 계획 등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A은행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월 100억원대, 연 1000억원대 수익을 내는 기업이기도 하고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2400억원대로 유동성이 경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오스템임플란트와 같이 큰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지게 되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어도 대출금 자체를 상환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상환 계획을 마련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출금 회수 가능성을 높게 봤던 은행권은 펀드에 대해선 중단을 검토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주식거래가 정지된 만큼 편입된 펀드의 수익률 또한 변동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하나은행이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종목이 편입된 77개 펀드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관련 펀드 29개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 현황과 중단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거래 재개시 기준가격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펀드 고객에게 미리 안내하고, 신규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면서 "추가 피해가 없도록 선제적인 투자자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펀드에 편입된 오스템임플란트 종목의 비중 자체가 높지 않아 당장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선제적으로 알릴 필요는 있다"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중단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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